제주 서귀포시 일대 수돗물에서 유충 발견 신고가 잇따르면서 환경부가 정밀역학조사반을 긴급 파견했다.

21일 환경부에 따르면 이달 19~20일 제주 서귀포시 서귀동과 보목동 주택에서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실제 샤워기 필터에서 실오라기 모양의 유충들을 발견했다.

두 곳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강정 정수장을 조사한 결과 정수장 여과시설에서 유충이 발견됐다. 정수장의 여과시설을 통과한 유충이 수도관을 통해 가정까지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올 7월 인천 등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됐을 당시 환경부는 전국 정수장 실태조사를 벌였는데 이때는 강정 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었다.

환경부는 지난 20일 한국수자원공사 영섬유역수도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유충발생 정밀역학조사반을 제주도에 파견했다. 제주도와 함께 발생원인 조사, 확산 방지 및 모니터링 방법 등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역학조사반은 상황종료 시까지 활동할 예정이다. 유충 발생원인, 발생원 차단, 공급계통 모니터링 등을 지원한다.

정밀역학조사반은 총 23명이다. 앞서 인천 수돗물 유충 발생 사태 당시 활동 경험이 있는 전문가 3명도 포함됐다.

또 환경부는 영산강유역환경청장을 현장수습조정관으로 21일 긴급 파견했다.

이날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환경보전국, 상하수도본부, 보건환경연구원 등을 대상으로 행정사무감사를 벌이면서 유충이 나온 강정 정수장의 노후화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양병우 도의원은 "강정 정수장은 1983년도에 급속 여과지(池)를 설치한 뒤 현재 40년 가까이 썼다"며 "하루빨리 예산을 투입해서 여과지를 교체하는 등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제주가 그렇게 자랑하던 물에서 문제가 발생해 제주에 난리가 났다"고 했다.

여과지는 정수장 시설의 하나다. 상수도의 수원지에서 하천이나 호수 등에서 취입한 물을 여과시키기 위해 만든 못이다.

다만 강정 정수장은 노후 정수장 개량사업 대상은 아니다. 환경부는 소위 '깡통 여과기'라 불리는 낙후된 기계식 급속 여과기가 설치된 여과지를 대상으로 시설 개선 사업을 진행 중이다.

급속여과 방식으로 운영 중인 강정 정수장은 시설용량 일 2만5000t이다. 서귀포시 동(洞) 지역에 사는 약 3만1000여명이 강정 정수장에서 수돗물을 공급받고 있다.

최승현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환경부와 함께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원인이 곧 밝혀질 것이고 원인에 따라 후속 조치, 브리핑을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인천에서 유충 문제가 터졌을 때 제주는 활성탄 여과지를 쓰지 않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유충이 발견돼 할 말이 없게 됐다"며 "정수장 노후화에 따른 시설 교체 등 관련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있지만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