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이미지는 상관 없음/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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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까지 빌려줬는데, 실연 당하면 너무 정신적으로 힘들 것 같아요."

한 여성의 고민 상담이 온라인을 달궜다.

30대 여성인 A 씨는 자기 사업을 운영하면서 경제적으로 남부럽지 않게 살아왔던 인물. 하지만 고질적인 무기력증, 우울증을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무엇보다 A 씨를 요즘 힘들게 하는 건 연하의 남자친구 B 씨의 태도였다.

"처음엔 저와 달리 적극적이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좋았어요. 보증을 잘못 서서 1억 원이 넘는 빚이 있었지만, 책임감있게 열심히 일해서 갚았고, 얼마 후면 다 갚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능력도 있었죠."

부채로 힘들어하는 B 씨를 위해 A 씨는 데이트를 하는 내내 대부분의 비용을 냈다고.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다"는 B 씨의 호소에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빌려주기도 했다.

"처음엔 괜찮았어요. 제가 대출 받는 게 남자친구가 대출을 받는 것보다 이율도 싸고, 장기간 빌릴 수 있어서 일단 이자만 갚으라고 했죠. 그런데 자꾸 '힘들다'면서 돈 얘기만 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돈 얘기 말고, 우리 얘기 하면 안되냐?'고 했더니, '내 자존감을 무너뜨리지 말아 달라'고 하더라고요."

A 씨는 이후 뭔가 잘못된 걸 느꼈다. "돈 얘긴 그만 하고 싶다"고 말을 꺼낸 이후 특히 눈에 띄게 달라진 B 씨의 행동을 보면서 "돈까지 빌려주고 헤어지자는 소릴 들으면 멘탈이 무너질 거 같은데, 어떻게 해야하냐"고 익명을 빌려 고민을 토로했다.

A 씨의 고민에 많은 사람들이 "어떤 정상인이 여자친구에게 대출을 받게 하고, 그 돈을 날름 받아 먹냐"고 지적하며 "B 씨와는 빨리 헤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차용증은 제대로 쓴 거냐", "지금이라도 녹취, 대화 내용 캡처 해 놓아라", "헤어지는 게 문제가 아니라 돈 받아내는 게 더 문제가 될 거 같다" 등의 우려와 조언도 이어졌다.

연인 관계일 때 호의, 선의로 경제적인 부분을 지원한 후 헤어졌을 때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아 소송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준 사람은 "소송할 수 있냐", "받아낼 수 있냐"고 상담을 하고, 받은 사람은 "본인이 좋아서 줘 놓고", "치사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고.

연인 사이라도 금전적인 거래를 할 경우, "빌려달라", "언제까지 갚겠다" 등의 메시지를 남길 경우 모두 채무의 증거가 되고, '대여금'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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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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