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9~16일 예술의전당 등에서 한국 음악가만 참여해 개최

"대부분의 사람이 그랬듯 올해는 악몽이었습니다.

1년간 모든 활동이 취소됐고, 두 달 간 프랑스 파리에서 '록다운'(봉쇄령) 상태에 있었죠."
강동석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 예술감독은 25일 서면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공연계가 받은 타격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다음 달 9일부터 열리는 제15회 SSF를 위해 지난 주말 한국에 들어와 자가 격리 중이다.

강 감독은 "라이브 공연의 마법 같은 힘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건 음악가로서의 우리의 의무"라며 "음악가들 모두 콘서트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SSF에는 (코로나19 때문에) 해외에 있는 음악가들이 참석할 수 없어 한국에 있는 음악가들로 대체했다"며 "온전히 한국 음악가들과 함께하는 첫 축제"라고 강조했다.

올해 SSF는 원래 지난 5월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10월로 미뤄졌다.

올해로 탄생 250주년을 맞이한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 대신 '15주년 회고'를 주제로 다음 달 9~1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등에서 열린다.

강동석 SSF 예술감독 "올해 악몽 같아…공연은 음악가 의무"
강 감독은 "올해 전체 프로그램을 내년을 위해 아껴두고, SSF 15주년을 축하하고 회고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14·2016·2017년 축제 하이라이트가 올해 소개된다.

다만 강 감독은 중요한 기념일을 기억하자는 뜻에서 상징적으로 다음 달 11일에 베토벤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베토벤 탄생 주요 축하 행사는 내년 SSF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강 감독은 SSF가 오래 이어질 수 있었던 배경으로 '축제의 질'을 꼽았다.

그는 "세계적인 수준의 음악가들과 800개 가까운 인상적인 작품들 덕분에 고품질의 공연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 감독은 2015년 제10회 SSF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각 축제가 독특하고 특별하지만 10주년 SSF는 모든 사람에게 상당한 성취로 여겨졌다"며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많은 추억을 떠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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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 바이올리니스트인 강 감독은 연세대 교수이면서 매년 프랑스 틴느에서 열리는 뮤직알프 여름음악캠프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2006년부터는 SSF 예술감독 직도 함께 하고 있다.

SSF는 매년 20개 내외의 프로그램을 마련해 차세대 연주자들에게 무대를 제공하고, 새로운 해외 연주자들을 소개하는 창구 역할을 했다.

강 감독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9년 제4회 대원음악상 대상을 받았고, 프랑스 정부로부터는 문화예술공로 기사 훈장을 받았다.

강동석 SSF 예술감독 "올해 악몽 같아…공연은 음악가 의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