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 꺾이자…세계 오케스트라단 공연 재개 시동

유럽인의 클래식 사랑은 유별나다. 1·2차 세계대전 와중에도 오케스트라 공연은 멈추지 않았을 정도다. 하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오랫동안 클래식 음악회가 사라졌다. 지난달부터 코로나19 확산세가 한풀 꺾이자 빈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 등 명문 오케스트라단들이 공연 재개에 시동을 걸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RCO는 지난 4일 새벽 3시(한국 시간) 무관중 온라인 생중계 공연을 열었다. 수개월만에 오케스트라 공연을 연 RCO가 고른 작품은 베토벤의 교향곡 7번. 이 작품은 1813년 하나우 전투에서 부상당한 오스트리아 병사들을 위로하기 위한 음악회에서 초연됐다. 지휘자 구스타모 히에모가 단상에 섰다. 무대에 오른 단원들은 집단 감염을 막으려 서로 1.75m씩 떨어져 앉았다. 이어 6일 새벽 3시에는 안토닌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8번을 연주한다. 두 공연 실황 영상은 RCO의 유튜브 계정과 공식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베를린 필하모닉은 지난달초부터 온라인 공연을 펼쳐왔다. 지난달 1일(현지시간) 키릴 페트린코가 지휘봉을 잡은 '유러피언 콘서트'를 시작으로 꾸준히 공연을 열고 있다. 관악과 현악 등 악기 파트별 실내악 공연 위주의 무대를 올리고 있다.

독일에서는 아직까지 실내에서는 무관중 온라인 공연만 열리고 있다. 대신 관객들을 직접 만나기 위한 각양각색의 대면 공연도 열리고 있다. 베를린 도이치심포니오케스트라(DSO)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30일 2층 버스 위에서 몇몇 단원들이 연주를 펼쳤다. 다음날에는 선상에서, 2일에는 베를린 상공에 띄은 열기구를에서 연주했다. 오는 12일에는 호수 인근에 있는 공터를 야외 무대로 꾸미고 바그너의 오페라 '라인의 황금'을 연주할 예정이다.
코로나19 확산세 꺾이자…세계 오케스트라단 공연 재개 시동

세계 최고(最古)의 민간 관현악단인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는 오는 7일(현지 시간) 게반트하우스 콰르텟 공연을 시작으로 다음달 12일까지 여름 클래식 축제를 한다. 이 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 안드리스 넬손스가 이번 축제를 구성해 19편의 공연을 마련했다. '무대 위 거리두기'를 지키려 대규모 오케스트라 공연 대신 실내악 공연 위주로 축제를 구성했다. 500여 석 규모의 공연장에는 최대 80명까지만 입장할 수 있다.

빈필은 5일(현지시간) '대면 공연'을 재개한다. 빈 무지크페어라인의 황금홀에서 열리는 첫 콘서트는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이 협연 겸 지휘를 맡는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7번과 베토벤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객석에는 거리두기 기준이 적용돼 관객은 최대 100명으로 제한된다.

이는 오스트리아 정부의 지침에 따른 것이다. 오스트리아는 지난달 29일부터 관객 100명 이하의 실내외 행사를 허용했고, 7월 1일부터는 실내 250명 이하(야외 500명 이하), 8월 1일부터는 실내 500명 이하(야외 750명 이하)의 행사를 허용하기로 했다.

올해 100주년을 맞은 잘츠부르크 페스티벌도 이에 맞춰 규모를 축소해 열린다. 오는 8월에 90가지 공연을 30일 동안 펼칠 예정이다. 당초 7월 18일부터 44일 동안 200여 가지 공연을 선보이려던 일정이 대폭 축소됐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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