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에서 9시 사이·굿 라이어

▲ 올해는 다른 크리스마스 = 재치 있는 묘사와 따스한 감성으로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한 아일랜드 거장 메이브 빈치의 단편집.
크리스마스 시즌을 시간적 배경으로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을 특유의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해 그려낸다.

평범한 사람들이 싸우고 화해하고 용서하고 사랑하는 이야기, 외롭고 고독한 사람들이 작은 구원을 얻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크리스마스에는 언제나 소소하지만, 감동적인 기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1940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난 빈치는 소설가이자 극작가,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비와 별이 내리는 밤', '타라 로드', '프랭키 돌보기' 등 많은 베스트셀러를 남기고 다수 문학상을 받았다.

2012년 향년 72세로 별세했다.

엔다 케니 당시 아일랜드 총리는 "아일랜드의 보물이 떠났다"고 애도했다.

이은선 옮김.
문학동네. 280쪽. 1만3천원.
[신간] 올해는 다른 크리스마스
▲ 9시에서 9시 사이 = 오스트리아 환상 문학 작가 레오 페루츠의 대표적인 장편소설로 국내에 처음 번역 소개된다.

가난한 대학생 뎀바가 실연 이유를 돈이 없어서라고 판단하고, 애인에게 하루 동안 돈을 구해오겠다고 선언한 뒤 벌어지는 일들을 어둡고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서 그려낸다.

뎀바는 무례한 기행을 일삼고 사람들로부터 미쳤다고 의심받는다.

욕망을 쟁취하려는 궤변이 이어지지만 결국 그는 미친 것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다.

체코 프라하 출신인 페루츠는 환상적이고 신비주의적인 작품 세계를 통해 현대 장르소설에 토대를 닦은 작가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인기 작가로 명성을 쌓았지만, 히틀러 정권이 오스트리아를 병합하자 팔레스타인으로 망명했고, 이런 이유로 독일어권 문학에서 배제된다.

20세기 후반 그의 작품이 다시 조명을 받으면서 재평가됐다.

신동화 옮김.
열린책들. 352쪽. 1만4천800원.
[신간] 올해는 다른 크리스마스
▲ 굿 라이어 = 영국 정보부 출신 작가가 쓴 미스터리 스릴러다.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서 만난 지긋한 남녀는 서로 뭔가를 숨기고 있다.

애초엔 멋진 노신사로 보이는 사기꾼 로이가 부유한 노부인 베티의 재산을 노리고 접근하지만, 너무나 순진하게 당하는 베티도 시간이 갈수록 간단치 않은 비밀을 가진 인물이라는 게 드러난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면서 서서히 진실은 밝혀지고 비밀과 반전이 독자들을 기다린다.

이 장편소설은 니컬러스 설의 데뷔작이다.

언어학 전공자로 25년간 영국 정보부 등에서 관리로 일했다.

은퇴 후 취미로 글을 쓰다가 글쓰기 강좌에서 습작한 글을 바탕으로 완성한 게 바로 이 작품이다.

이를 원작으로 한 동명 영화도 다음 달 5일 국내에 개봉한다.

빌 컨던 감독에 헬렌 미렌이 베티 역을, 이언 매켈런이 로이 역을 맡았다.

이윤진 옮김.
열린책들. 544쪽. 1만6천800원.
[신간] 올해는 다른 크리스마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