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소설 '82년생 김지영'
/사진=소설 '82년생 김지영'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감명깊게 읽은 여성과 교제하는 것은 문제가 될까. 발행된지 3년이 지났지만 논쟁은 여전하다.

A 씨는 자신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썸녀' 인스타그램에 '82년생 김지영' 책을 읽고 난 후 소감문이 올라왔다"며 "'당연시 여겼던 게 당연한 게 아니었을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해결할 방법이 없을 때, 오롯이 문제만을 떠 안을 때'라고 책 표지와 함께 올렸다"며 "손절(관계를 끊다)하는게 현명한 선택이겠냐"는 글을 게재했다.

A 씨의 글에 "예쁜가요?"를 시작으로 "읽었을 때 손절", "논란이 되는 걸 알면서도 읽은 건 문제다",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감명을 받은 사람과 사귄다고 상상해보면 답이 나올 문제 아닌가" 등의 답글이 이어졌다.

이후 해당 A 씨의 글을 캡처해 "저 몰래 저랑 썸타시는 분 누구신가요. 손절하세요. 언팔(언팔로우, Unfollow)도 하세요"라는 글을 게시한 여성의 SNS 게시물이 온라인 커뮤티니를 통해 퍼지면서 '남혐', '여혐' 성별 분쟁까지 번졌다.

뿐만 아니라 A 씨의 직업, 나이 등의 신상 정보까지 공개되며 2차 피해가 발생했다.

'82년생 김지영'은 조남주 작가의 장편 소설로 1982년에 태어난 여성 김지영의 일대기를 쫓으며 대한민국 여성들이 가정과 학교, 회사 등 일상에서 느끼는 차별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김지영이란 이름은 1980년대 태어난 여성들에게 흔한 이름이었고, 극중 김지영이 겪는 사례들은 각종 통계 자료를 통해 근거로 제시되면서 더욱 설득력을 얻었다. 2016년 발간 돼 100만부 이상 팔렸다.

하지만 페미니즘 이슈와 맞물리면서 논쟁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걸그룹 레드벨벳의 아이린, 배우 서지혜 등은 '82년생 김지영'을 읽은 인증샷을 올렸다가 악플 테러를 당했다.

소설을 영상으로 옮겨 이번달 개봉 예정인 영화 '82년생 김지영'의 주인공 배우 정유미는 캐스팅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악플 세례가 이어졌고, 촬영도 시작하지 않은 영화에 '0점' 별점 테러가 자행됐다.

'82년생 김지영'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은 "여자라서 손해봤다는 투인데 시대에 떨어진다", "본인이 여성인걸 무기로 삼지 못한다", "남성과 여성을 가르는 편나누기냐" 등의 의견을 보였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연출을 맡은 김도영 감독은 "저 역시 두 아이의 엄마이자 딸이고 아내"라고 소개하면서 "이 이야기는 꼭 해야하는 이야기 인데, 상업영화의 틀 안에서 만들어진다면 굉장한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여겼다. 그래서 부족하지만 꼭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의미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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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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