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고래 조형물 두 개가 최근 헝가리 의회 의사당 앞에 세워졌다. 고래들이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에서 솟아오르는 모습을 묘사한 것으로, 헝가리 그린피스 회원들이 일회용 비닐봉지와 플라스틱 사용 금지를 촉구하기 위해 만들었다. 세계 자연기금(WWF)에 따르면, 1분에 3만3800개의 폐플라스틱이 바다로 쏟아져 들어가고 있다고 하니, 폐플라스틱에서 헤엄치는 고래의 모습이 지나친 과장은 아닌 듯하다.

환경에 민감한 유럽인들은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유럽의회는 지난 3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2021년부터 플라스틱으로 만든 포크, 나이프, 수저, 접시, 빨대 등 열 종류의 일회용 제품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그런데, 고래 조형물이 먼저 들어섰어야 할 곳은 한국이다. 1인당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따지면 한국이 세계 최대 수준이다. 우리나라도 물건을 사거나 음료수를 마실 때 사용하는 플라스틱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지만, 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