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넘은 삼강주막 둘러보고 블루베리 따며 황토백자 체험
경북 예천군 회룡포마을은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이 태극무늬 모양으로 휘감아 돌아 모래사장을 만들고 거기에 마을이 들어서 있는 곳이다. 유유히 흐르던 강이 갑자기 방향을 틀어 둥글게 원을 그리고 상류로 거슬러 흘러가는 기이한 풍경을 볼 수 있다. 물이 도는 형상이 마치 용과 같다고 해 회룡포란 이름이 붙었다. 2000년 방영됐던 KBS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장소로 유명하다.

회룡포마을의 명소 중 하나가 1900년께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강주막이다. 삼강리에 자리 잡고 있는 옛 주막으로 사공과 보부상이 삼강나루터에 들어오는 배를 기다리며 허기를 달랬던 곳이다. 2005년 경북 민속문화재 제134호로 지정된 관광명소다.

회룡포마을에는 조선시대 교육기관인 용궁향교도 있다. 조선 태조 7년(1398년) 현 위치에서 동쪽으로 100m 떨어진 곳에 처음 세워졌다. 이후 선조 36년(1603년)에 대성전과 명륜당을, 인조 14년(1636년)에 세심루를 각각 세워 오늘에 이르고 있다.

회룡포마을에서는 옥수수 포도 토마토 강낭콩 사과 아로니아 블루베리 등을 직접 수확하는 체험학습을 할 수 있다. 황토백자를 직접 만들어보는 프로그램도 있다. 황토백자는 백자토로 도자기 모양을 만들어 2~3일 건조시킨 뒤 철분을 제거한 천연 황토물감을 덧칠해 그림이나 문양을 새겨넣은 도자기다.

회룡포 인근에는 예천의 명산 비룡산이 있다. 평균 높이가 해발 200m도 안되지만 초입부터 오르막이 시작되고 이후 내리막과 오르막이 반복된다. 시원한 강바람과 숲 사이로 간간이 보이는 내성천과 회룡포의 비경은 산행의 고단함을 잊게 만든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