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대산문학상 수상자들. 스테판 브와(왼쪽부터), 조은라, 강성은, 최은미, 우찬제.
제26회 대산문학상 수상자들. 스테판 브와(왼쪽부터), 조은라, 강성은, 최은미, 우찬제.
제26회 대산문학상에 최은미의 장편소설 《아홉 번째 파도》(문학동네)와 강성은의 시집 《로피Lo-fi)》(문학과지성사)가 각각 소설과 시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대산문화재단은 두 작품 외에 평론 부문에서 우찬제의 《애도의 심연》, 번역 부문에서 조은라와 스테판 브와가 프랑스어로 번역한 《호질:박지원 단편선》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5일 발표했다.

《아홉 번째 파도》는 가상의 동해안 도시 척주를 무대로 원전 건설을 둘러싼 찬반 대립, 사이비 종교집단의 활동, 의문에 싸인 과거 죽음에 대한 추적 등을 정교하고 긴장감 있게 전개한 소설이다. 소설가 은희경, 조남현, 최수철 씨 등 심사위원들은 “사회적 이슈가 됐던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얻은 만큼 감각적이면서도 치밀한 묘사, 사회병리 현상들에 대한 정밀한 접근, 인간 심리에 대한 심층적 진단 등으로 강력한 리얼리티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시집 《로피Lo-fi)》는 유령의 심상세계와 좀비의 상상력을 더한 작품이다. 김명인, 김승희 씨 등 시 부문 심사위원들은 “암울한 세계를 투명한 언어로 경쾌하게 표현해냈다”며 “시들 안에서 발견한 새로움은 결선에 오른 다른 시집들에 대한 미련과 바꿀 정도로 매력적이었다”고 평했다.

《애도의 심연》은 텍스트의 심미성과 상상력을 더한 정치적 독해로 가장 안정된 비평 능력을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호질:박지원 단편선》은 원문의 이해를 바탕으로 316개의 풍부한 주석이 돋보였고 원작 특유의 은유와 풍자를 완성도 높게 반역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상식은 27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20층에서 열린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