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락 칼국수 _ 게티 이미지 뱅크
바지락 칼국수 _ 게티 이미지 뱅크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마다 소위 말하는 '무개념 부모들', '맘충' 등 사례가 올라오는 요즘 한 칼국수집 사장님이 전한 '개념 있는 엄마' 사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부 비정상적인 사례가 이슈가 돼야 보니 오히려 당연해야 할 대다수 정상적인 엄마들의 사연이 눈길을 끌고 있는 것.

칼국수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A씨가 전한 이야기는 이랬다.

"요즘 소위 말하는 맘충 많이 겪어봤어요. 그릇을 깨고서도 '아이가 그런 건데', 서비스를 달라면서도 '아이가 먹을 건데', 소동을 벌여도 '아이니까'라고 배려 받는 게 당연하다고들 생각하시죠."

"어제 저녁에 식당에 한 가족이 들어왔습니다. 외국인 남편분과 한국인 엄마, 아이 둘이었습니다. 신발 벗으면서 저에게 '혹시 아이들이 있어서 그러는데…'라고 말을 꺼내시더라고요. 속으로 '설마 또' 싶었죠. 하도 그런 질문을 하는 분들이 많으니까요."

하지만 아이들 엄마에게 온 대답은 사장님의 예상과는 달랐다.

"아이들 어려서 각자 먹기는 힘든데 세 그릇만 시켜도 될까요?"

A씨는 "얼마 만에 들어본 상식적인 말이었는지 모른다"면서 '물론이죠'를 세 번쯤 외치며 흔쾌히 자리로 안내했다.

그 가족이 시킨 메뉴는 닭칼국수 두 그릇과 바지락칼국수 한 그릇이었다.

A씨는 "어머니께서 '저는 애들 먹이고 먹어야 된다. 한 20분만 이따 내주시면 안 되냐' 정중히 물으시길래 '안될게 뭐가 있냐'면서 다른 메뉴를 먼저 제공했다고 전했다.

언제 나머지 칼국수를 내 가야 할지 테이블을 힐끔힐끔 지켜봤지만 아이들이 시끄럽지 않아도 자꾸 조용히 시키는 바람에 오히려 A씨가 더 당황스러웠다고 한다.

칼국수를 먹고 배가 찼는지 아이들이 그제서야 일어나서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그때 아이들 엄마는 남편에게 단호하게 딱 한 마디를 던졌다.

"take them out(애들 데리고 나가요.)"

A씨는 "아내 분의 포스가 장난 아니었고 즉시 남편은 옷 챙겨 입고 아이들을 데리고 나갔다"면서 "그때부터 아이 엄마는 아주 평화롭게 식사를 즐기고 나갔다"고 전했다.

이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개념 있는 여자는 개념 있는 남자를 만나고, 개념 있는 남자는 개념 있는 여자를 만난다", "언젠가부터인지 저런 당연한 걸 보고도 감동하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우리 집도 교대로 밥 먹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저런 교육을 받고 어른이 되는 사람은 또 저렇게 자녀들에게 교육을 시킬 것이다", "워낙에 맘충들이 많으니 아내랑 같이 밖에 나가면 항상 나한테 물어본다. '이거 하면 맘충짓이야?' 전혀 맘충 짓이 아닌데도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