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엽문환두대도
삼엽문환두대도
말등에 부착했던 기꽂이를 비롯해 철제투구와 철제갑옷편 등 1500여 년 전 대가야 기마무사의 모습을 알려주는 유물이 경북 고령에서 발굴됐다.

고령군과 대동문화재연구원은 대가야 지배계층의 집단무덤인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에서 대가야의 전성기인 5세기 중엽부터 신라에 병합된 6세기 말까지 조성된 고분 74기와 유물 1000여 점이 확인됐다고 15일 밝혔다. 지산동 고분군에는 봉토분 700여 기가 있으며, 봉분이 없는 무덤을 포함하면 1만 기의 고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북쪽 구역의 제19호묘와 제29호묘, 남쪽 구역의 제3호묘에서 나온 철제투구와 철제갑옷편을 비롯해 등자, 재갈, 말안장, 말등 기꽂이 등 다양한 마구류(馬具類)다. 이 가운데 물결이나 뱀처럼 꾸불꾸불한 길이 60㎝가량의 말등 기꽂이는 지산동 제518호분에서도 출토된 적이 있는 마구다. 고구려 벽화고분인 통구 12호분과 쌍영총 벽화에서도 비슷한 기꽂이가 확인됐다. 배성혁 대동문화재연구원 조사실장은 “말등 기꽂이는 안장 뒤쪽에 부착해 커다란 깃대를 꽂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이번에 확인된 철제무기와 마구류는 완전무장한 대가야의 기마무사 모습을 복원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금동관모와 삼엽문환두대도(둥근고리자루큰칼), 말방울 등도 출토됐다. 금동관모는 백제 관모와 형태가 유사하고, 삼엽문환두대도는 지산동 제45호분에서 출토된 유물과 비슷하다고 조사단은 설명했다. 이 같은 환두대도는 신라 권역에서 나온 게 많아 가야가 백제, 신라와 활발히 교류했음을 입증하는 자료라는 설명이다.

기존에는 확인되지 않았던 새로운 순장 형식의 묘제도 확인됐다. 봉분 크기가 중간 이상인 수혈식 석곽묘에 여러 명을 순장하는 일반적 형태와 달리 소형분 3기에서 등고선 방향으로 길게 무덤을 만들어 무덤 주인공을 묻은 주곽과 순장자를 묻은 순장곽을 배치한 형식이 새로 확인됐다.

서화동 문화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