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으로 변신한 사라오름
겨울왕국으로 변신한 사라오름
제주는 언제 가도 좋지만 겨울철에 여행을 떠나면 색다른 감성과 낭만을 느낄 수 있다. 오래된 건축물을 재생해서 만든 다양한 카페와 식당들은 여행객들이 즐겨찾는 명소가 됐다. 눈이 내리는 호수길을 걸어가면 순백이 주는 서정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가족이나 연인의 손을 잡고 눈부신 겨울나라로 여행을 떠나보자.
산방산 탄산온천
산방산 탄산온천
옛것의 아름다움을 일깨우다. 재생건축물

일반적으로 ‘건축’ 하면 원래 있던 것의 흔적을 없애버리고 그 자리에 새로 디자인한 건물을 올리는 것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제 전통문화와 역사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과거 건축 재생과 보존에 노력을 기울이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북유럽 선진국들이 조상으로부터 받은 것들을 잘 지켜내고 보존해 명품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우리도 시간의 흔적이 지닌 가치에 눈을 뜨고 있는 것이다. 옛것을 쉽게 허물고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이 익숙한 시대. 낡은 감귤 창고, 소나 말의 마구간으로 쓰던 축사, 옛 밀가루 공장 등 기능을 잃어버린 옛날 건축물들이 대대적인 수리를 거쳐 카페나 레스토랑 등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재생건축물이라고 이름 붙여진 창고 카페들이 많이 생겨 인기를 끌며 제주다움을 체험하는 공간이 되기도 하고, 포토스폿이 되기도 한다. 제주 중산간 송당리에 있는 친봉산장은 원래 60여 년간 마구간으로 사용되던 공간이었다. 내부 공간을 산장카페처럼 꾸미고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한다. 친봉산장은 저녁 때 더 아름답다.

한림의 앤트러사이트는 전분공장을 개조해 만들었다. 오래도록 방치돼 온 공장을 인수해 공장 철문, 부서진 벽, 녹슨 기계 등 공장의 과거 흔적을 그대로 뒀다. 고스란히 남겨둔 시간의 자취는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과거에 바삐 돌아가던 공장의 모습을 연상시키며 감성을 자극한다. 한림 앤트러사이트는 카페 오픈 전부터 이색적인 모습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귤창고를 개조해 만든 뉴저지 또한 투박하지만 빈티지한 감성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공간이 됐다. 한경면의 한 마을회관을 개조해 수제버거가게로 만든 양가형제도 이채롭다.
마을회관을 개조한 수제버거 가게 ‘양가형제’
마을회관을 개조한 수제버거 가게 ‘양가형제’
동백이 필 때 더 아름다운 카페 와랑와랑과 창고를 개조해서 만든 북카페 유람위드북스도 가볼 만하다. 유람위드북스는 복층형으로 이뤄져 있으며 인문학 서적부터 시집, 소설, 만화까지 다양한 서적을 갖추고 있다.

겨울 호수 위를 걷다. 사라오름

아이스링크처럼 변한 산정호수와 그 위에 살포시 쌓인 눈. 그 주위를 둘러싼 나무들이 소담스러운 겨울옷을 입고 있다. 한라산 정상까지 고된 산행을 하지 않더라도 활짝 핀 눈꽃을 볼 수 있는 선물이 사라오름에 보물처럼 숨어있다. 사라오름은 여름 장마철에는 데크까지 물이 찰랑거리며 아름다운 풍광을 만들고, 겨울에는 겨울왕국으로 변신한다. 사라오름은 등산을 좋아하지 않으면 잘 모르는 코스이기도 하다. 아는 사람만 방문하는 비밀의 숲이다.

한라산 성판악 등반코스 남측에 있는 사라오름은 오름 분화구에 물이 고여 있는 산정 화구호다. 성판악 등산로 입구로부터 5.8㎞ 지점에서 사라오름 방향으로 600m만 가면 된다. 왕복 4~5시간 정도 걸리는데, 호수를 둘러싸고 나무데크가 설치돼 걷기 편하다. 눈길 등산이므로 아이젠 등 안전장비는 꼭 갖추고 떠나는 것이 좋다.

사라오름이 등산을 해야 한다면 제주의 눈꽃여행 장소로 꼽히는 1100고지는 차를 타고 갈 수 있어 접근성이 좋다. 특히 1100고지 습지에 마련된 자연생태 탐방로를 따라 눈꽃을 피우는 나무 사이를 걷고 있으면 마치 겨울왕국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팔각정 부근에서는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눈썰매를 타며 동심으로 돌아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푸른 초장에서 풀을 뜯는 말들을 감상하던 마방목지는 겨울에 썰매장으로 변신한다. 겨울에는 말을 풀어놓지 않기 때문에 눈이 충분히 쌓인 마방목지는 천연 눈썰매장이 된다. 겨울철 제주도민들의 자동차 트렁크에는 썰매와 스노체인이 필수라는 말이 있을 만큼 겨울철 제주는 눈을 즐길 수 있는 곳들이 많다. 썰매를 대여해주기도 한다.

겨울꽃 핀 한림공원, 한라수목원 올레길 하효마을

청초한 아름다움과 향기를 내뿜는 수선화. 한겨울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강인함을 보고 있으면 제주로 유배 온 추사 김정희가 왜 특별히 사랑했는지 느낄 수 있다. 1월부터 제주에는 수선화가 피어나는데 제주 사람들은 지천에 깔린 수선화를 보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마늘’이란 뜻으로 ‘말마농’이라고 불렀다고 전해진다.
한림공원 수선화
한림공원 수선화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서귀포김정희유배지, 대정읍 대정향교와 산방산 사이 도로변, 제주시 한라수목원 곳곳에 심어놓은 수선화를 볼 수 있다. 1월에 열리는 한림공원 수선화 축제에서는 50만 송이의 수선화를 볼 수 있다.

한라산이 차가운 북서풍을 막아주고 따뜻한 해풍 덕에 겨울에도 따뜻한 하효마을. 11월부터 귤빛으로 물드는 하효마을은 제주에서도 특히 맛있는 감귤이 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따뜻한 바람을 느끼며 오밀조밀한 마을을 걷다 보면 귤나무를 심어놓은 집들이 보인다. 기암절벽이 인상적인 쇠소깍과 효돈천을 지나 검은 모래로 유명한 쇠소깍 해변, 항구를 따뜻하게 품고 있는 하효항도 아름답다. 하효마을의 특성을 담은 감귤테마산업을 가까이 느낄 수 있는 복합공간인 방귤당도 들러볼 만하다. 방귤당에서는 제주 집밥을 맛볼 수 있는 식당 하효살롱을 비롯해 향초, 타르트 등 체험 센터와 제주 감귤 관련 생산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

아이와 떠나는 행복여행… "하얏트 리젠시 제주서 추억 만드세요"

맞춤 이유식부터 유모차까지
'VIB 프로그램' 특별 서비스
하얏트 리젠시 제주 전경
하얏트 리젠시 제주 전경
하얏트 리젠시 제주는 아이와 함께 방문하는 가족 이용객의 편안한 여행을 위한 VIB(Very Important Baby)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만 2세 미만 유아와 함께 호텔을 이용하는 투숙객에게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체크인 시 호텔에서 제작한 올해의 인형을 선물한다. 호텔 셰프들이 직접 만드는 무료 이유식 쿠폰을 주기 때문에 여행 기간 이유식을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VIB 프로그램을 예약하면 유아에게 필요한 유아용 침대, 욕조, 변기 커버와 유모차를 대여해 준다. 유아용 샴푸 및 로션도 제공한다. 유아의 나이와 기호에 따라 이유식을 추가로 주문할 수 있도록 안심, 쌀, 전복, 치킨, 채소 등으로 만든 다양한 퓌레가 준비돼 있다.
하얏트 리젠시 제주의 온돌객실
하얏트 리젠시 제주의 온돌객실
어린이 이용객들을 위해서는 ‘캠프 하얏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캠프 하얏트는 아침, 점심, 오후로 나뉘어 운영하며 원하는 시간에 프로그램을 직접 골라서 이용할 수 있다. 초콜릿 만들기, 토피어리 만들기, 비즈공예 등 실내 프로그램과 돌고래 투어, 감귤따기 체험, 요트투어, 물로켓 만들기 등 체험 활동도 풍성하다. 호텔 직원들이 수업에 참여한 아이들과 호흡을 맞춰 자세히 가르쳐 주고 함께 뛰어놀며 협동심을 기를 수 있게 해준다. 물로켓 만들기 프로그램에서는 물로켓을 직접 날려보고 원리를 알아보는 체험을 통해 사고력을 넓힐 수 있다. 직접 바다로 나가 경험하는 요트 투어에서는 아름다운 제주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부모들은 스파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야외 정원과 연결된 층에는 아쿠아 뷰 스파와 피트니스센터, 실내외 수영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 아쿠아 뷰 스파는 전통 아시아 테라피와 치유에 근간을 둔 유럽 스파 철학을 바탕으로 건강과 휴식을 위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전문 테라피스트가 천연 제품을 이용해 제공하는 다양한 트리트먼트에는 제주 감귤, 현무암 등을 활용한 제주만의 특색이 포함된 테라피도 포함돼 있다. 아쿠아 뷰 스파는 오전 10시~밤 12시까지 예약제로 운영한다. 워밍 스톤 페이셜 60분과 릴렉싱 보디 트리트먼트 30분 17만6000원.

[여행의 향기] 순백의 눈꽃정원·수선화 향기 가득… 색다른 제주의 매력, 탐나는구나 !
하얏트 리젠시 제주는 2월28일까지 운영하는 새해맞이 패키지를 내놓았다. 패키지는 2018년 강아지 인형, 새해 소망 엽서를 주며 성인 2인과 함께 투숙하는 만 12세 이하 어린이 2명까지 조식이 무료다. 오후 1시30분까지 체크아웃시간이 늦춰지며 투숙 기간 주차대행도 1회 무료로 제공한다. 패키지 이용 고객은 스파 트리트먼트 이용 시 20% 깎아주며 실내수영장과 피트니스센터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16만원부터.

여행 메모

해수탕에 몸 담그고… 복국으로 영양 보충


따뜻한 물에 반쯤 몸을 담그고 산방산을 바라보거나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수탕에 몸을 누이면 천국이 따로 없다. 제주는 해수, 온천 등 다양한 물을 체험해볼 수 있는 목욕탕이 많다. 깨끗한 수질을 자랑하는 제주의 물로 따뜻하게 반신욕을 한다면 혈액순환 개선은 물론 매끈한 피부로 거듭날 수 있다. 산방산 탄산온천과 해미안에는 노천욕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청정제주 바닷물을 활용한 해수탕을 원한다면 해안가에 있는 해수랜드, 도두해수파크, 해오름해수피아, 삼양해수사우나, 제주워터월드 등이 있다.
[여행의 향기] 순백의 눈꽃정원·수선화 향기 가득… 색다른 제주의 매력, 탐나는구나 !
겨울철 먹거리는 복국이 최고다. 복국은 깊은 바다를 맛보는 것처럼 깊고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독성이 강한 복어는 고단백질 저열량인 데다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해 다이어트에도 좋은 생선으로 알려져 있다. 메티오닌과 타우린이 풍부해 숙취 제거에 좋다. 제주산 참복은 일본 등 다른 나라에서도 인기를 끌 정도로 맛이 좋다.

특히 10월에서 2월 사이에 많이 잡히는데 겨울 복어는 육질이 쫄깃하고 독성이 약해지는 시기라 인기가 높다. 맑은 지리나 매운탕이 기본이며 회, 튀김, 불고기 등 다양한 요리가 있다.

제주=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