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메기_서민갑부 제공
과메기_서민갑부 제공
초겨울 과메기의 철이 돌아왔다.

국내 과메기 생산량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대한민국 과메기의 성지는 바로 구룡포다.

이곳의 덕장 수만 해도 300여 곳에 달한다.

이처럼 수많은 덕장이 하늬바람과 러시아 어장에서 잡아 온 냉동 꽁치를 사용해 과메기를 만드는 데. 그 맛은 천지차이다. 과메기 건조법에서 그 차이가 드러나는데 최근에는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기계를 사용하는 덕장들이 많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채널A <서민갑부>에서는 국내 과메기 생산량의 80%가량을 차지하는 경상북도 포항시 구룡포에서 과메기로 월 매출 1억 원을 올리는 최정만 씨(62)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최 씨는 꽁치 손질이 끝나면 해수로 2번, 마지막은 오존수를 이용해 세척한다.

오준수는 살균력, 정화력이 뛰어나 식품 세척이나 식기 세척 등에 많이 사용되는데. 번거롭지만 꽁치에 남아 있을 불순물과 세균을 최대한 제거하기 위한 정만 씨의 노하우다.

꽁치가 과메기가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3일. 바닷바람과 뜨거운 태양 아래 하루, 실내 건조실에서 이틀을 말려준다. 건조실에서 말릴 때 정만 씨의 40년 노하우가 진가를 발휘하는데. 바로 건조실 한가운데에 위치한 연탄난로다. 연탄불로 건조장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것. 연탄불이 꺼지지 않게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4시간마다 연탄을 갈아주고 있다.

300여 곳에 달하는 덕장들 사이에서 독특한 건조법으로 성공한 최정만 씨는 “꽁치가 과메기가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 중 실내 건조실에서 이틀을 말릴 때 건조실 한가운데에 있는 연탄난로로 건조장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한다”라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개했다.

또한, 습도에 따라 건조실 문을 개방해 환기를 시켜 주고, 밤새 과메기가 골고루 마를 수 있도록 위치를 변경해주기까지. 옛 방식을 고수하는 정만 씨의 고집스런 성격 탓에 과메기 철에는 밤을 지새우기 일쑤다.

최 씨는 아들의 죽음 이후 더 이상 배를 탈 수 없었고 그런 그가 선택한 건 생선 건조였다.

구룡포 토박이인 만큼 어릴 때부터 동네 어르신들이 생선 말리는 것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쉽게 도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중에 가지고 있던 돈으로는 그물 하나 살 수 없었던 정만 씨. 고민 끝에 ‘돈이 없으니 몸을 움직이자’는 의지 하나로 뒷산에서 땔감용 잔가지와 부둣가의 폐그물을 주워와 맨손으로 건조 시설을 만들었다.

자갈밭에 자리를 잡고 건조를 시작했지만, 예상과 달리 기술이 없던 그는 생선이 부패하기 일쑤였다. 없는 돈으로 힘겹게 구입한 생선을 버려야 하는 상황. 비가 오던 어느 날, 몇 개 남지 않은 멀쩡한 생선을 들고 부부는 함께 시장을 돌아다니며 팔았다. 돈도 기술도 없이 밑바닥부터 몸으로 쌓은 노하우들은 그를 지금의 성공에 이르게 했다.

최정만 씨는 “잠도 자지 않고 무리하게 일을 하다 보니 2년 만에 몸무게가 15kg 이상 빠졌다. 내가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둘째 딸이 1년 전부터 함께 도와주고 있다”라고 말한다.

과메기 전문 식당까지 개업해 승승장구하고 있는 최정만 씨 부녀의 이야기와 같은 독한 갑부들의 이야기는 매주 목요일 밤 채널A <서민갑부>에서 방송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