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휘 명장 탕무하이 "한국과 평화의 선율을"
“인류 역사는 갈등과 어려움의 연속이지요. 하지만 음악을 통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번 공연으로 오래된 이웃 한국과 평화의 선율을 나누고 희망을 찾고 싶습니다.”

중국의 지휘 명장 탕무하이(68·사진)가 오는 26일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음악회’를 앞두고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를 중심으로 한·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문화계에서는 양국 예술 교류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양국 관계자들이 대승적으로 협의하면서 이번 공연은 예정대로 열리게 됐다. 탕무하이는 “중국 작곡가이자 차이나내셔널심포니 단장인 관샤의 교향곡 2번 ‘희망’ 3악장을 연주한다”며 “선이 굵고 강렬한 이 음악을 통해 희망에 대한 의지와 공존 메시지를 한국인에게 전하고 싶다”고 했다.

1998년 시작된 한·중 수교 기념음악회는 한·중우호협회가 주최하고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주한중국문화원, 차이나내셔널심포니가 주관한다. 탕무하이는 이번 공연에서 차이나내셔널심포니를 이끌고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오른다. 차이나내셔널심포니는 1956년 설립된 중국 유일의 국립 교향악단이다.

탕무하이는 1983년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초청으로 베를린필하모닉을 지휘하면서 데뷔했다.

“카라얀이 주최하는 콩쿠르에 참가했는데 수상자 연령 제한에 걸렸어요. 카라얀은 다른 이들과 비교할 필요도 없는 연주자라고 평가하며 이듬해 베를린필 지휘 무대에 저를 초대해 줬습니다.”

현재는 중국 하얼빈심포니에서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그는 중국 클래식계에 대해 “중국 관객도 말러, 베토벤 등의 길고 무거운 작품을 즐길 수 있을 만큼 성숙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공연에선 관샤의 ‘희망’ 이외에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 멘델스존 ‘바이올린협주곡 e단조’를 선보인다. 한국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와 협연한다.

“사라 장, 정경화 등 제가 경험한 모든 한국 음악가들은 나이와 경험에 상관없이 매우 훌륭한 실력을 보여줬어요. 앞으로도 한국의 젊은 음악가들과 호흡을 맞추고 싶습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