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힐링 도시 가평, 레포츠형 마이스 명소로 뜬다
보고 즐길거리 '무궁무진'
회의·숙박인프라 수도권 으뜸
지난달 19일 가평에 있는 연수원에서 100여명이 참여하는 기업 행사를 치른 국제회의전문기획사(PCO) 관계자는 “가평이 수도권에서 손꼽히는 관광지인 건 알고 있었지만 기업회의와 같은 전문행사 개최에 필요한 시설이나 서비스, 프로그램을 잘 갖추고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보통 참가자가 100명 미만인 행사는 1~2개 투어 코스를 운영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주변에 볼거리가 풍성해 콘셉트별로 4개 코스를 운영했다며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가평군이 기업회의와 포상관광에 특화된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산업 육성에 나선다. 지난해 기준 378만명 관광객 중 3%(12만명) 수준인 마이스 관광객 비중을 2020년까지 두 배가 넘는 27만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마이스를 통해 지역 일자리도 늘리고 연간 1000억원이 넘는 경제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경기 동북부에 있는 가평군은 서울, 인천 등에서 자동차로 1시간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수도권 대표 관광지다. 접근성이 뛰어나 수도권에 사는 사람치고 한 번쯤 가평에 가보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가평의 관광산업 경쟁력은 웬만한 대도시보다 높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평가다.
노용호 가평군청 관광전문위원은 “가평은 내륙에 있는 수상레저 명소이자 등산, 캠핑, 음악 등 다양한 여가활동이 가능해 언제 누가 오더라도 다른 지역에 비해 선택의 폭이 넓은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가평은 지난달 중장기 마이스산업 육성전략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회의·숙박시설 등 인프라 수준에 맞춰 중소 규모의 기업회의와 포상관광단 유치에 초점을 뒀다. 300여개에 이르는 펜션과 재래시장, 맛집 등을 수목원, 레저·스포츠 시설 등 기존 관광지와 연계해 차별화된 마이스 투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콘텐츠 강화가 주요 골자다.
비즈니스와 레저가 결합된 ‘블레저(bleasure)’ 시장은 가평이 주목하고 있는 분야다. 블레저는 비즈니스(business)와 즐거움(pleasure)의 합성어로 회의, 출장 등 공식 일정 전후에 관광, 레저, 쇼핑 등의 여가활동을 즐기는 관광소비의 한 형태다. 국내외 출장이나 국제행사 참석 시 공식 일정 앞뒤로 가족동반 또는 개인 여행을 추가하는 것이 일반화된 유럽, 미주 등에서는 2000년대 초부터 주목받고 있는 시장이다. 수상레저, 등산, 캠핑, 스포츠, 문화·예술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만큼 블레저가 충분히 가평의 마이스 콘셉트로 경쟁력 있다는 판단이다.
이선우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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