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중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큰손' 컬렉터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가 사들인 미술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1일 미술계와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은 2007년 4월 고(故) 김환기 화백(1913~1974년)의 그림 2점을 10억원에 구입했다. 또 억대를 호가하는 '설악산 화가'김종학씨의 그림도 소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그림은 박 회장 소유의 김해 정산CC 클럽하우스 복도에 걸려 있다.

박 회장이 구입한 김 화백의 그림은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유화 작품.점당 추정가가 4억~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화백은 학 · 달 · 산 · 나목 · 꽃 · 여인을 통해 한국적 풍류의 정서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블루칩'작가. 그의 작품은 지난해 국내 경매시장에서 총 34점 가운데 22점이 팔려 낙찰률 65%를 기록했다. 작년 낙찰총액은 45억원으로 평균 낙찰가격은 4억5000만원 선이다. 특히 김 화백의 '꽃과 항아리'는 2007년 5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30억5000만원에 팔려 자신의 최고 낙찰가를 기록했다. 또 그의 '무제,백자와 자두나무' 작품은 미국 뉴욕 크리스티에서 82만5000달러에 낙찰돼 한국 미술품 가운데 최고가를 세웠다.

김종학씨의 설악산 풍경화 역시 고가의 수작으로 꼽힌다. 현재 서울 인사동 · 청담동 등 화랑가에서 김씨의 작품은 호당(엽서 두 장 크기) 350만~400만원에 거래된다.

미술계 관계자는 "박 회장이 그동안 국내외 인기 작가 작품을 사들이는 등 미술품 구입에도 수완있는 '큰손' 컬렉터"라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