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4년 재선을 노리던 링컨은 매우 불리한 조건에서 싸우고 있었습니다. 남북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았고 민주당은 맥클런 장군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워 링컨을 몰아붙였지요. 여기에 남부와 전쟁을 끝내고 화해하자는 여론까지 일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선거판이 거칠어졌지요. 전쟁에 지친 링컨은 맥클런뿐만 아니라 내부의 적과도 싸워야 했습니다.

이때 링컨은 간결하고 함축적인 슬로건으로 안팎의 난관을 동시에 돌파했습니다. 그는 "개울물을 건너갈 때 말을 갈아타지 마라"라는 문장으로 유권자들에게 지금은 리더를 바꿀 시기가 아니라는 점을 각인시켰죠.그 결과 선거에서 이기고 재임에 성공했습니다. 단 한 줄의 힘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극적으로 보여준 일화입니다.

그뿐인가요. 셰익스피어는 '죽느냐,사느냐,그것이 문제로다. ''인생은 큰 무대다. ''안녕,안녕! 헤어짐은 감미로운 슬픔이다. ' 등의 주옥 같은 문장으로 4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영화 '러브스토리'의 명대사 "사랑은 결코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 거야"도 마찬가지이지요. '카사블랑카'의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를",M&M 초콜릿 광고의 "손에서는 안 녹고 입에서만 녹아요",맥도날드 광고의 "당신은 오늘 쉴 자격이 있습니다",나이키의 "저스트 두 잇(Just do it)"처럼 계층과 세대를 아우르며 오래도록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말은 짧고도 강력한 '한 줄짜리 명문'입니다. 이 짧은 한 줄의 힘이 바로 '파워라인'입니다.

이번 주에 번역돼 나온 《한 줄의 힘》(스티브 콘 지음,방영호 옮김,마젤란)에 그 마법의 비밀이 들어 있군요. 영문학도 출신으로 금융 · 마케팅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올린 저자는 파워라인이 라디오나 텔레비전과 조화를 이뤘을 때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 역사적인 사례와 함께 설명해줍니다. 그는 "모든 마케팅의 성공이 파워라인에 달려 있다"면서 "정부의 슬로건이나 시인 · 작가들의 명문장,드라마와 영화 속의 명대사 등을 브랜드와 광고,홍보에 활용하는 비법까지 알려줍니다. 당신 인생의 파워라인은 무엇인가요?

고두현 문화부 차장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