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네오 팝아트 작가 카와시마 히데아키(40)의 국내 첫 개인전이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카와시마는 만화 같은 얼굴 캐릭터를 독창적인 조형언어로 형상화해 온 작가. 도쿄조형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한 뒤 20대 후반 사찰에 들어가 2년간 승려들과 함께 생활하며 수련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미술학원 스승인 요시토모 나라가 2001년 도쿄에서 기획한 그룹전을 통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국내에는 2004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주관한 '젊은 모색'전을 통해 소개됐다.

다음 달 2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의 주제는 '방황'.인간인지 유령인지 모를 커다란 눈을 지닌 몽환적 얼굴 캐릭터를 그린 근작 30여점이 걸렸다. 이 중 10여점은 작가가 최근 4개월간 서울에 머무르면서 제작한 작품들이다.

카와시마의 '영혼'처럼 몸뚱이가 없는 얼굴 그림은 한번 보면 잊혀지지 않을 만큼 강한 인상을 준다. 과장되게 큰 눈과 자유로이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가진 인물들은 마치 캔버스 위를 둥둥 떠다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신비스럽고 다소 섬뜩하게 보이는 얼굴 이미지를 통해 현대인의 공허한 욕망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 이채롭다. 강렬한 바탕색과 대조를 이룬 얼굴의 하얀 여백은 마치 일본 연극 가부키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작품 제목 역시 얼굴의 모양이나 색감,상태에서 직감적으로 나온다. 예를 들어 얼굴의 모습이 달걀과 같다면 '달걀',보랏빛 바탕색이 짙다면 '보라색'인 것처럼 지극히 평범하고 일차원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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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