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화가 근암(瑾癌) 김상직(74) 화백의 작품에서는 붓의 긴박감을 느낄수 있다.

먹의 특성과 붓의 자욱을 그대로 살리면서 대상을 간결하고 선명하게 묘사한 점이 특징이다. 속도감과 중량감이 느껴지는 선에는 '의도'보다 붓이 주는 '우연'이 살아 있다.

김상직 화백은 정영만, 선우영, 정창모 화백과 함께 현존하는 북한의 최고 화가로 평가받고 있지만, 작가로서의 경력은 다른 유명 화가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20대에 <두만강하유>, <해길무렵> 등의 작품을 국가미술전람회에 내놓으며 유화가로도 활동하기도 했던 김 화백은 조선화가 일관 리석호 화백으로부터 다년간 개별 지도를 받았다.

1961년에는 47세의 나이로 평양미술대학에 입학해 벽화를 공부했는데, 1965년 내놓은 졸업작품 <광부들>이 그 해 열린 제 8차 국가미술전람회에 전시돼 실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이 작품은 김 화백이 직접 광산에서 찾은 색돌을 갈아 대상을 표현한 것으로, 북한 특유의 미술 기법인 보석화 발전의 시초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학 졸업 후에 평양미술대학 교수로 재직했고 조선미술가동맹, 중앙미술창작사에서 작품활동과 후진양성에 주력했다.

김 화백은 1970년대 중반에서 1990년대 말까지 화가로서 전성기를 보냈다. 특히 1977년에 그린 조선화 <산적막에 남긴 사랑>은 국가미술전람회에서 2등에 당선되며 역량을 인정받기도 했다.

김상직 화백은 현재 북한 최고 원로화가들의 모임인 송화미술원의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압록강의 노래> <삼일포에서 외금강을 보다> <동해 명승 해금강의 아침> <백산의 수리개> <물총새> 등이 있다.


백산의 수리개 157x99cm 조선화


중국청도에서(압록강의 노래) 69x84cm 조선화 2006

<자료제공: 포털아트 www.porart.com>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