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정상의 메조 소프라노로 평가받고 있는 체칠리아 바르톨리가 처음으로 한국에 온다. 30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지휘자 정명훈의 피아노 반주로 첫 내한 독창회를 가질 예정이다. 바르톨리의 내한공연은 1997년에 열릴 예정이었다가 취소된 뒤 9년 만에 다시 성사된 것이어서 더욱 반갑다. 이탈리아 출신의 바르톨리는 현재 세계 성악계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슈퍼스타'다. 마리아 칼라스 이후 최고의 디바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 오페라 칼럼니스트 박종호 씨는 "전세계에서 그의 공연이 매진이 안 되는 곳이 없고 내는 음반마다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은 게 없다"며 "아마도 마리아 칼라스와 견줄 수 있는, 역사상 최고의 스타 가수"라고 평했다. 바르톨리는 1966년 로마 태생이다. 성악가인 부모님 밑에서 발성의 기초를 배운 뒤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에서 본격적인 성악 수업을 받았다. 성악가로서의 기량이 무르익기 전인 20대 초반부터 유명세를 탄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가 음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세 때인 1985년 이탈리아의 한 TV 쇼에 출연하면서부터. 이 방송을 계기로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가 그를 라 스칼라 극장 오디션에 초청하는 등 유럽 여러 오페라단이 오디션도 없이 초청하겠다고 제안하고 나섰고, 카라얀, 바렌보임, 아르농쿠르 등 유명 지휘자들도 그에게 잇따라 작업을 제의했다. 이처럼 타고난 실력에 세계적 거장들의 러브콜을 받게 되는 행운까지 겹치면서 바르톨리는 90년대 이후 세계 성악계에서 가장 돋보이는 샛별로 떠오르게 된다. 1996년엔 모차르트 '코지 판 투테'의 데스피나 역으로 뉴욕 메트 무대에도 데뷔했다. 바르톨리하면 떠오르는 대표 레퍼토리는 모차르트와 로시니다. 초창기부터 이 두 레퍼토리로 주목을 받은데 이어 글룩, 비발디 등 바로크와 르네상스 시대 고음악들을 발굴해 노래하는데도 관심을 쏟고 있다. 세계적 음반사 데카의 전속 연주자로서 지금까지 열 장이 넘는 오페라.솔로 음반을 발매했는데, 내놓는 음반 마다 각종 음악상, 올해의 음반상, 최고의 음악가상 등을 두루 휩쓸었다. 박종호 씨는 "바르톨리의 레퍼토리는 주로 이탈리아 부파에 한정돼 있지만 세 옥타브 반을 오르내리는 음역과 테크닉의 수준은 전무후무하다"며 "형식상 메조 소프라노로 구분됐을 뿐, 모든 음역을 다 소화할 수 있는 가수"라고 말했다. 이번 한국 공연이 주목을 끄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지휘자 정명훈이 피아니스트로 나선다는 점. 정명훈과 바르톨리는 해외에서 이미 여러 음반과 무대를 통해 호흡을 맞춘 적이 있는 친근한 사이다. 바르톨리는 정명훈의 피아노 반주로 자신의 장기인 모차르트, 로시니를 비롯해 베토벤, 슈베르트, 들리브, 벨리니 등의 가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한편 이번 공연은 그동안 국내에서 열린 해외 성악가 독창회 가운데 거의 최고가에 달하는 입장권 가격으로도 주목을 끌고 있다. 최저 7만원에서 최고 VIP석이 30만원에 달하는데 이는 웬만한 성악가들의 독창회보다 배 이상으로 비싼 가격. 기획사 CMI는 "바르톨리의 개런티가 세계 최고급인데다 정명훈의 개런티까지 포함됐기 때문"이라며 "이번에 함께 열리는 바르톨리-정명훈의 일본 공연 가격은 서울보다도 더 비싼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문의 ☎02-518-7343.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