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설가이자 사상가인 에인 랜드(1905∼1982)의 장편소설 '아틀라스'(민음사,전5권)가 번역돼 나왔다. '지구를 떠받치기를 거부한 신(神)'이란 부제로 지난 57년 출간된 이 책은 '지구를 움직이는 동력(motor)은 무엇인가'에 대해 탐구한 작품이다. 아울러 '개인으로서의 삶과 사회발전에 개인의 정신이 어떤 역할을 맡는가'라는 철학적이면서 사회·경제적인 주제까지 폭넓게 아우르고 있다. 생산 없는 분배,발전 없는 평등주의가 지배하는 미래의 어느 날이 소설의 배경이다. 권력은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가들의 수중에 들어간 지 오래이고 경제는 만성적인 불황에 허덕인다. 정부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에 반기를 든 기업가와 지식인 등 각 분야 지도자들은 줄줄이 파업을 선언하고 어디론가 잠적해 버린다. 중요한 기능을 잃어버린 사회 전체는 마치 식물인간처럼 변해 간다. 책에는 평소 작가가 주창한 '객관주의(Objectivism)' 사상이 잘 녹아 있다. 객관주의란 인간은 다른 사람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아니기 때문에 결코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거나 타인의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기업간 자유로운 경쟁과 원활한 생산활동이 보장되었을 때만이 진정한 경제발전과 국가 성장의 길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이 객관주의 사상의 핵심이다. '아틀라스'는 발간된 지 50여년이 지났지만 영향력은 여전해 지난해 미국의회 도서관이 실시한 '미국인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책' 설문조사 순위에서 성경 다음으로 2위에 올랐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