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로 유명한 작가 사뮈엘 베케트의 작품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극단 미학은 11월9일까지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베케트가 스스로 대표작으로 꼽는 '게임의 종말'을 공연하고,극단 피악은 11월2일까지 홍대 창무포스트극장에서 후기작 두 편을 묶은 '발소리 독백 한마디'를 선보인다. 부조리극의 전형을 드러내는 초기작과 한결 평이하게 삶에 다가가는 후기작이 나란히 공연되는데다,그 형식도 원작 문법을 고스란히 따른 정극과 신체 언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실험극으로 대비돼 눈길을 끈다. '게임의 종말'은 베케트가 '고도를 기다리며'를 발표한 지 4년 후인 1956년에 쓴 작품으로 인간 존재의 부조리성,삶과 죽음의 양극 개념이 형상화돼 있다. 높이 달린 창 두 개로만 세계를 내다볼 수 있는 폐쇄성짙은 무대에서 몸이 마비되고 눈까지 먼 햄과 그의 노예 클로브,햄의 늙은 부모인 나그와 넬이 무의미하게 지껄이는 대사로 다양한 인간들의 비극성을 드러낸다. 극단대표 정일성씨가 번역·연출했으며 미국 오비연극상을 수상한 장두이씨를 비롯 장우진 김동일 여세진 등이 출연한다. 화∼목 오후 7시30분,금·토 오후 4시,7시30분.일요일 오후7시. (02)763-1727 '발소리독백 한마디'는 베케트의 후기 소품인 '발소리'와 '독백 한마디'를 하나로 묶은 작품.베케트의 희곡을 적극적으로 재해석해 다양한 신체 움직임으로 삶에 대한 상념들을 평이하면서도 정제된 형태로 제시한다. 생의 부조리한 측면보다는 작가 자신의 삶에 천착했다. 연출은 나진환,안무는 서미숙이 맡았고 김유리 문욱일 장미영 정금형 등이 출연한다. 공연시간 화∼금 오후 7시30분,토·일요일 오후 4시,7시30분. (02)546- 4384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