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2년 한경직 목사(1902년∼2000년)는 세계적으로 종교 발전에 기여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템플턴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종교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이 상의 첫 수상자는 마더 테레사 수녀였고 솔제니친도 이 상을 받았다. 1973년 이 상을 제정한 존 템플턴 경(92)은 놀랍게도 '월가의 살아 있는 전설'로 통하는 투자의 대가다. 25세에 월가에 뛰어들어 저평가된 주식을 골라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고 1950년대부터 글로벌펀드를 개척해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무엇이 그를 성공하게 했을까. 많은 사람들은 사업이라는 세속적인 영역에 종교적 덕목을 연결한 '영적 투자'를 성공의 요인으로 든다. 그는 삶과 주식 투자를 '신성한 위탁'으로 여기면서 세속적인 성공보다 더 높은 차원의 도덕적이며 인격적인 성공을 강조한다. 지난 87년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그에게 기사 작위를 준 것도 이런 까닭이다. 신간 '열정'(남문희 옮김,거름,1만3천원)과 '존 템플턴의 영혼이 있는 투자'(게리 무어 지음,박정태 옮김,굿모닝북스,9천8백원)는 템플턴 경의 삶과 투자의 원칙을 담고 있다. 템플턴 경이 직접 쓴 '열정'에는 그가 평생의 경험과 꾸준한 관찰을 통해 깨달은 삶의 진리를 1백20여개 법칙들로 요약해놓고 있다. 진실,성실,인내,열정,활력,겸손,남을 즐겁게 하기,이타심,나눠주기 등이 그가 제시하는 삶의 덕목들이다. 그 중에서도 그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열정이다. 열정이야말로 삶을 긍정적으로 만드는 원동력이라는 것.템플턴 경은 그래서 "가슴 속에 잠자고 있는 열정을 깨우라"면서 그때가 바로 인생이 성공으로 돌아서는 전환점이라고 강조한다. '영혼이 있는 투자'는 저자가 템플턴 경과 함께 수십년간 일하면서 보고 배운 것을 정리한 책이다. '최종 수익률로 평가하라''위험을 분산하라''스스로 공부하라,아니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투기적 매매가 아닌 투자를 하라''패닉에 빠지지 마라''실수로부터 배우라' 등의 17가지 원칙들을 통해 삶과 투자의 원칙이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위험을 피하기 위해 분산투자가 필요한 것처럼 인생에서도 일만 하거나 놀기만 하기보다는 다양한 삶을 경험하는 것이 더 큰 행복을 가져다 준다는 것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