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자고나는자꾸나의아버지의아버지의아버지의.....아버지가되느냐나는웨나의아버지를껑충뛰어넘어야 하는지" 시인 이상이 ''오감도(시 제2호)''에서 말하듯 아들들은 아버지들을 ''껑충 뛰어넘어야'' 하는 대상으로 바라보는 게 보통이다. 아들이 아버지를 극복의 대상으로 바라본 예는 신화와 역사에 즐비하다. 제우스는 아버지 크로노스와 싸움을 벌여 왕위를 차지한다. 크로노스 역시 자신의 아버지를 내쫓고 왕위에 오른 인물이라는 점에서는 아들 제우스와 마찬가지다. TV 드라마의 소재로 채택되기도 했지만, 조선 왕조의 권력다툼에서도 부자지간의 갈등은 끊이지 않았다. 출판사 휴머니스트가 낸 「위대한 아버지와 아들의 초상」은 모차르트, 괴테, 멘델스존, 비스마르크, 토마스 만 등 근대 독일의 역사적 인물 7명의 부자관계를 조명하고 있다. 모차르트의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했으나 장성한 아들을 계속 영향권하에 두려다 갈등을 빚는다. 인간의 내면세계 연구에 몰두했던 괴테같은 문호도 아들에 대한 지배욕으로 인해 고통받는다. 입헌군주제의 신봉자였던 프리드리히3세는 강성 군국주의자인 자신의 아버지와 아들 모두로부터 상처받는다. ''철혈재상''으로 불린 비스마르크는 자신의 그늘 속에 아들을 가두어버린 ''위대하지만 형편없는 아버지''로, 토마스 만의 아들 클라우스 만은 ''아버지의 숨겨진 욕망을 실행한 아들''로 묘사돼 있다. 출판사측은 이들 부자관계를 아버지 또는 아들의 입장에서 희생형, 종속형, 그림자형, 권력형, 순종형, 독립형, 파멸형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별 것 아닌 일이라 할지라도 세인들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우리 나라의 역대 대통령과 아들들 역시 어느 한 가지 형태로 분류될 터이다. 책에 실린 7편의 이야기는 각각 서로 다른 작가가 집필했다. 안인희 옮김. 361쪽. 1만2천원. (서울=연합뉴스) 김형근 기자 happy@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