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교동식 낙지볶음은 너무 맵고 아구찜은 잔뼈 때문에 먹기가 불편하다면... 분당 서현동의 먹자골목에 있는 "오래오"는 이런 사람들을 위한 전라도식 별미한식 전문점이다. 낙지,매생이,바지락,전복 등 서남해에서 나는 해산물을 주재료로 만든 찜,볶음,탕,죽,전 등이 참으로 별미다. 그중에서도 별스러운 것은 낙지볶음보다는 덜 맵고 아구찜보다는 먹기 편한 "낙지찜". 전남 해안의 개펄에서 잡은 뻘낙지를 기름 두른 팬에서 통째로 센 불에 볶다가 미더덕,새우,미리 삶아둔 콩나물,미나리,갖은 양념 등을 넣고 빠른 시간 내에 데쳐낸다. 벌건 양념을 뒤집어 쓴 낙지를 접시에 담아 내오면 가위로 잘라 먹는다. 매콤한 양념맛에 육질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쫄깃해 씹는 즐거움이 그만이다. 속담에 "봄 조개,가을 낙지"라 했다. 봄에는 조개,가을에는 낙지가 제철이라는 뜻이다. 주인 이종애(38.여)씨는 "뻘낙지는 바위틈에 붙어사는 바위낙지와 달리 개펄에서 갯지렁이와 플랑크톤 등 풍부한 먹이를 먹고 자라기 때문에 영양가도 높고 육질도 부드럽고 쫄깃쫄깃하다"고 자랑한다. 실제로 손님 4명중 3명이 낙지찜을 주문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낙지를 적당히 골라 먹은 다음에는 비빔그릇에 밥과 낙지찜 양념,콩나물,가루김 등을 비벼 먹거나 양념에 소면을 비벼 먹는 맛도 좋다. "대(大)"(3만5천원)를 시키면 4명이 먹기에 충분하다. 중(中)은 2만5천원. 매운 맛을 좋아하면 낙지볶음(1만5천원),시원한 국물을 원하면 연포탕(1만3천원)이 제격이다. 서남해안에서 겨울철에만 나는 매생이로 끓인 매생이탕(7천원)도 맛깔스럽고 귀한 음식이다. 매생이에 생굴과 다진 마늘,참기름을 넣어 끓여낸다. 매생이는 12~1월에만 생산돼 예전에는 겨울철 별미였지만 이 집에선 겨울에 구입한 매생이를 냉동보관해 1년 내내 매생이탕을 맛볼 수 있다. 영양분이 많고 소화가 잘 될 뿐 아니라 속풀이에도 좋다. 소고기의 연한 부위를 1.5mm 정도로 얇게 썰어 전을 부친 육전(1만5천원)과 바지락전(8천원),바지락죽(6천원),점심특선 "오래오정식"(매생이탕+육전=8천원)도 먹을만하다. 잡채와 홍어찜,갓김치,짭짤한 젓갈 등 15가지나 되는 밑반찬도 푸짐하고 깔끔하다. 소주,맥주 외에 하우스 와인을 즐길 수도 있다. 개업 초기인데도 손님이 꽤 많은 편. 나무의 느낌을 살린 실내장식도 깔끔하다. 음식을 먹고 난 손님들에게 음식맛과 값,서비스,분위기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고 매월말 행운권을 추첨,3만원짜리 무료시식권을 주기도 한다. 50석 규모. 정식 주차장은 없으나 식당측에서 이면도로변과 서현로변에 주차해준다. (031)704-2227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