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진흥원(문예진흥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통일문학전집」(문예진흥원 발간 예정) 수록 시비의 도마에 오른 소설가 이문열씨의 작품 두 편이 당초 결정대로 전집에 실릴 것으로 보인다. 언론을 통해 문제가 불거졌음에도 불구하고 전집 기획위원들이 작품 수록 의사를 재확인하고 최재승 의원측도 문제 제기에 만족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전집 기획위원 8명중 좌장격인 이선영(70) 연세대 명예교수는 18일 "시대별로 어떤 작품이 주목받았는지를 증언한다는 차원에서 「통일문학전집」에 다양한 작품을 수록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임헌영(중앙대 교수) 기획위원도 "이념도 중요하지만 전집을 통해 분단 현실에서 남북 문학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었는지를 보여 주는 것도 중요하다"며 "문화의 측면에서 봐야지 정치적 시각의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문화의 자율성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전집 출간에 관여하지 않은 다른 문인들도 이문열씨의 작품 수록에 큰 문제가 없다는 분위기다. 소설가 현기영(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씨는 사견임을 전제, "이문열씨의 개인적 체험에서 이념이 반사된 문학이 나오긴 했다"면서 작가와 작품이 반통일적이라 하더라도 '통일'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함께 껴안고 가는 포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7일 국정감사에서 서면질의를 통해 문제를 제기한 최 의원측도 작품 선정때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주의를 환기시키는 차원이었지 이씨의 작품은 안된다고 끝까지 싸울 생각은 없다는 입장이다. 김두일 보좌관은 "국민의 대표로서 다양한 의견중 하나를 대변한 것으로 이해해달라"며 더이상 문제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서면질의에서 이씨의 「황제를 위하여」와 「사람의 아들」이 「통일문학전집」수록 작품에 선정된 데 대해 "민주화를 가로막으며 평화통일을 저해하는 곡필을 일삼는 이문열씨의 소설들이 민족동질성 회복과 문화적 통일여건 조성을 위한 취지로 발간되는 「통일문학전집」에 수록될 자격이 있느냐"고 따진 바 있다. 이에 대해 이문열씨는 "한 마디로 어이가 없다. 정부쪽 사업이라고 그쪽 마음에 드는 작가의 작품만 수록한다면, 내 작품이 전집에 들어가는 것을 사양하겠다"면서 국회의원이 문학 편집에까지 간여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문예진흥원은 기획위원들과 협의를 거쳐 빠르면 이번주 안에 이문열씨 작품 수록 관련 서면답변을 최 의원측에 전달하면서 언론을 통해 공식 입장을 내겠다고 밝혔다. 문예진흥원의 한 실무자는 "문학과 문학 외적인 것은 별개이며 전집은 이념을 크게 문제삼지 않고 시대별로 문학적 내용을 있는 그대로 소개한다"는 것이 답변의 원안이었다며 이런 방침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성섭 기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