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산업화의 물결에 따라 인간관계가 더욱 단세포화되고 있다.

종래의 전통적인 가족관계도 변화와 해체의 격류를 거스를 수 없게 되었다.

가족의 중요성과 동질성이야말로 의지처를 잃고 공허한 관계에 매몰된
현대인의 심성을 되살릴 유일한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 까닭에 오늘날 가족법의 중점은 자유와 평등을 기초로 가족구성원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면서 가족간에 최소한의 혈연적유대관계를 유지함으로써
가정이 인간생활의 기초적 기반이 되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가족관계라는 것은 그 어떤 인간관계보다도 정서적인 면이 강하므로
자칫 감정의 지배를 받기 쉬운 데에다 전통성과 다양성 때문에 그 법률관계의
정립이나 법 적용이 매우 어려운 특성을 띠고 있다.

그래서 가족법 분야가 학자들에게 외면되고 발전이 더디었던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이 분야에 관한 다년간의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꾸준히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해온 박동섭 변호사가 "주석 가사소송법"(박영사)이라는 책을
새로 낸 것은 가사소송분야에 새로운 활력과 자료제공을 의미한다.

저자는 종전의 저작에 새로 나온 판례와 결정례 등을 더하고 국내외 저작을
반영하여 새로운 역작을 내놓았다.

8백68쪽에 달하는 방대한 양에다 점차 분쟁이 증가하고 있는 섭외가사법률
관계까지 모둘 포섭하고 있다.

또 그와 표리관계에 있는 후적비송을 한데 모음으로써 가족법관계의 전면을
한 눈에 꿰뚫어볼 수 있게 했다.

게다가 이 책은 가사소송법의 조문순서에 따라 편성돼 있어 실무가들이
쉽게 찾아볼 수 있고, 판결이나 결정의 형식은 물론 청구서의 모범양식가지
곁들이고 있어서 이용하기 편리하게 되어 있다.

법률실무가 뿐만아니라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일반 국민과 학생들에게
요긴한 자료로 애용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양경승 < 제주지법판사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