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다양한 고미술품을 모은 "고미술정수전"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 공화랑(대표 공창호, 735-9938)에서 열리고 있다.

공화랑이 이전개관을 기념, 마련한 이 전시회에는 북한에서 출토된 고구려
및 고려시대유물을 비롯 회화 도자기 연적등 고미술품 1백여점이 출품됐다.

전시품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북한 개성근교 고려시대 무덤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진 관장식일괄유물.

널의 바깥쪽에 장식됐던 이들 유물은 동제금화관장식방형판 4점,
동제채화관장식원형판 4점, 동제채화관장식방형판 1점, 목각천인비천상
2점등 총 11점이다.

동제금화관장식방형판은 동판위에 용과 호랑이를 금가루로 그렸고
목각천인비천상은 미소를 띄고 하늘을 나는 천인의 모습을 나무판에
릴리프형식으로 새겼다.

이들 유물은 일본의 문화재수집가로부터 들여온 것이다.

역시 일본에서 들여온 고구려 벽화고분 인물상도 주목되는 유물로 꼽힌다.

평남 순천시 동암리 벽화고분에서 출토된 이 인물상은 그림의 일부만
남아있지만 인물을 묘사한 선이 뚜렸해 고구려회화사 연구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각종 회화및 도자기중에도 명품이 많다.

고려시대 작품인 "무변성존자"는 3백69번째 나한을 그린 것으로 뛰어난
묘사력이 일품이다.

조선시대 화가 창강조속의 "수변백로"는 물가에 한발로서서 조는 백로의
모습을 익살스럽게 표현했다.

이 밖에 김홍도의 "등호선인도", 김득신의 "취중선인도" 등도 나와 있다.

도자기중엔 "청자양각모란절지문화형 대접" "청자상감모란문향합"
분청사기철화연당초문합" 등이 눈길을 끈다.

< 이정환 기자 jh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