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유형택씨(45)가 1~11일 서울종로구관훈동 가나화랑(733-4545)에서
네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출품작은 "탱자나무 가지마다 작고 하얀 탱자꽃이 수없이 피어나면-때"
"다시 옷깃을 여미고 생각하건대" "그 무거운 소금을 이고-삶"등 30여점.

삶이란 무엇이냐는 근원적인 물음에서부터 노동의 참뜻,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대리석과 화강석 구리 알루미늄 천 나무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형상화한 작품들이다.

대리석을 이용해 맷돌이나 디딜방아같은 단순하고 전통적인 형상을 만들던
종래와 달리 여러가지 재료를 함께 사용,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삶의
여러가지 편린을 산문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 이번 발표작의 특징.

조각을 "하나의 세계관을 담아내는 그릇"으로 해석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많은 작품에 등장하는 둥근모양은 단순히 형태자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의 형상내지 삶의 원형이라는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서울대조소과를 나와 도이, 89년 이탈리아 카라라미술학교를
졸업한뒤 현지에서 7년간 활동해오던 유씨의 귀국전.

이탈리아에서 활약하는동안 우리문화의 독특한 아름다움에 주목해온 김씨는
이번 작업을 통해 "한국적 미"의 정수를 집중탐구했다고 설명했다.

미술평론가 박신의씨는 "돌에 징을 박아 끈으로 묶거나 재료들을 이어서
늘어뜨린 형태등은 서로 연결고리를 이루며 살아가는 모습을 상징한것"
이라고 밝혔다.

< 백창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