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 인공위성은 크게 정찰 및 관측, 통신, 항법위성으로 나뉜다. 아리랑 위성은 정찰위성, 천리안 위성은 관측위성이다. 2분기 한국 진출을 준비 중인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는 통신위성이다. 항법위성은 GPS(글로벌위치시스템) 운용에 필요한 인프라다.

미래 전쟁에서는 이들 위성의 복합적 운용 능력이 승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현재도 미국 등 서방은 스타링크 통신위성과 카펠라스페이스, 아이스아이 등의 정찰위성 정보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며 러시아 침략 전쟁에 맞서고 있다. 한국 군이 구축하고 있는 3축 체계(킬체인,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 대량응징보복)의 성패 역시 크고 작은 정찰·통신·항법위성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KAIST와 방위사업청이 함께 준비에 나섰다. KAIST는 ‘이종 위성군 우주 감시정찰 기술 특화연구센터’를 2일 열었다고 밝혔다. KAIST 관계자는 “우주에서 운용되는 다양한 위성에 대한 핵심 기반기술 확보와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특화연구센터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특화연구센터는 주로 초소형 위성군의 설계와 운영에 관련된 기초기술을 연구한다. 서로 다른 임무 장비를 탑재한 다수 이종위성 집합체를 감시·정찰하는 데 활용하기 위해서다. 방위사업청이 지원하고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관리한다. 2028년까지 1차로 221억원을 투입한다.

KAIST가 연구 주관을 담당하고 LIG넥스원, 쎄트렉아이의 위성 데이터 처리 자회사 SIA 등 4개 기업이 참여한다. 서울대 고려대 조선대 등 14개 대학도 세부 과제를 맡았다. 크게 △이종 위성군 설계 및 운용기술 연구실 △감시정찰 기술 연구실 △이종 위성군 지원용 우주통신 연구실 △이종 위성군 검증 및 기반기술 연구실 네 곳을 운영할 방침이다.

2일 대전 KAIST 본원 KI빌딩에서 열린 특화연구센터 개소식에는 엄동환 방위사업청장, 이상엽 KAIST 연구부총장, 최한림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특화연구센터장을 맡은 최한림 교수는 “이종 위성군을 통합 활용하는 기술은 세계에서 아직 완성되지 않은 도전적인 기술”이라며 “군의 우주국방 로드맵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