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동안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의약품(요법)은 연 평균 51개 대비 27.4% 감소한 37건이었다(FDA 공식 신약 목록 기준). 모달리티 면에선 저분자화합물 승인 건수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승인 받는 항체 의약품 및 유전자치료제 수가 증가했다.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FDA가 2022년 신규 승인의약품 목록에 등재한 약품 개수는 37개로 집계됐다. 여기에 FDA가 포함되지 않은 생물학적제제 ‘카빅티(얀센)’, ‘레비오타(페링)’ 등을 포함한다면 총 45개 의약품이 지난해 동안 FDA의 승인을 받아 시장에 나온 것이다. 같은 기준으로 계산한 2021년 FDA 승인의약품 수 53개와 비교하면 지난 해 승인받은 의약품 수는 15% 감소했다.

질환별로 구분하면 지난해 가장 많이 승인받은 약품은 항암제였다. 총 13개(29%)가 승인받았다. 항암제 다음으로 FDA의 승인을 받은 질환은 감염병(7개, 16%)과 희귀질환(7개, 16%)이었다. 승인받은 감염병 의약품 중에는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스파이크박스' 등이 여기 포함됐다. 이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5개, 11%) 등이 FDA 문턱을 넘었다.

2021년과 비교했을 때 공통적인 부분은 항암제의 승인 비율이 가장 높다는 점이다. 2021년에도 승인된 의약품 중 항암제가 차지하는 비율이 28%(15개)였다. 이어 자가면역질환(8개, 15%), 감염병(7개, 13%), 중추신경계질환(6개, 11%) 순으로 승인받았다.
자료 : 미국 식품의약국(FDA), 한경바이오인사이트
자료 : 미국 식품의약국(FDA), 한경바이오인사이트
자료 : 미국 식품의약국(FDA),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모달리티면으로 비교하면 2021년과 2022년 모두 저분자화합물 신약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에 들어 전체 신약 중 저분자화합물 신약이 차지하는 55%(29개)에서 36%(16개)로 감소했다.

대신 신약허가를 받는 항체의약품과 유전자치료제가 증가했다. 신약 허가를 받은 항체의약품 개수 및 비율은 2021년 10개(19%)에서 2022년 11개(25%)로 늘어났다. 유전자치료제 또한 2개(4%)에서 6개(13%)로 증가했다. 앨나일람의 암부트라(성분명 부티시란), 초고가약으로 잘 알려진 블루버드바이오의 진테글로(성분명 베티베글로진 오토템셀) 등이 여기 포함됐다.

2022년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이 처음으로 승인을 받았다. 페링의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치료제 ‘레비요타’가 지난해 11월 승인받았다.
지난해 FDA 승인 의약품 37건…27%↓[이우상의 글로벌워치]
자료 : 미국 식품의약국(FDA), 한경바이오인사이트

한편, 2022년에 들어 FDA의 신약 승인 개수가 감소한 까닭은 2021년 알츠하이머병 치룢 아두헬름(바이오젠·에자이) 승인에 대한 부담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시 FDA는 아두헬름을 승인해서는 안된다는 자문위원회의 결정을 무시하고 아두헬름을 승인했다. 시판 이후 아두헬름은 부작용 및 위험성 대비 부족한 효능으로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바이오젠은 아두헬름의 약가를 절반으로 낮추는 강수를 두기도 했으나, 미국 정부 건강보험 메디케어 또한 아두헬름에 대한 보장을 임상에 참여하는 환자로 제한하면서 사실상 시장에서 사장됐다.

미국 의회에서는 가속승인에 대해 FDA의 권한을 강화하는 법안이 최종 작업 중에 있다. 가속승인은 최신 의약품의 혜택을 환자들이 더 빨리 받을 수 있게 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효능과 위험성의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아두헬름 시판 이후 커졌다.
아두헬름은 가속승인을 통해 시판된 대표적인 사례다. 법안 통과시, 제약사는 6개월마다 임상시험 관련한 정보 보고를 FDA에 올려야하는 등 가속승인 절차가 더욱 엄격해질 전망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