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중국발(發) 겨울철 코로나19 재유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에서 인천공항으로 들어온 단기체류자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확진자가 나오면서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 확산하는 신종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확인돼 불안감을 더 키우고 있다.

중국발 입국자 5명 중 1명꼴 확진

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중국발 항공기 승객은 1052명으로, 이 중 90일 이내 단기체류 외국인 309명이 인천공항 검사센터에서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았고 61명이 확진됐다. 양성률은 19.7%다.

중국발 입국자 중 단기체류 외국인을 제외한 이들은 입국 1일 이내 거주지 인근 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장기 체류자와 내국인, 선박편 입국자까지 포함하면 중국발 확진자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발 확산이 지역사회로 이미 전파됐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5일부터 중국발 입국자는 비행기 탑승 48시간 전 PCR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해 중국발 확산세가 다소 사그러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중국의 특별행정구역이자 중국과 왕래가 잦은 홍콩과 마카오에 대해서도 방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홍콩·마카오 출발 국내 입국자를 대상으로 오는 7일부터 입국 전 PCR 및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 음성확인서와 항공기 탑승 시 검역정보사전입력시스템(큐코드) 입력 의무화를 적용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국발 유입을 막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중국 내 감염 상황은 알려진 것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며 “갑작스러운 확진자 증가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역 일선 ‘혼선’

방역 현장은 벌써부터 혼선을 겪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운영하는 코로나19 정보관리시스템이 이날 오전부터 작동하지 않아 각 지방자치단체 보건소에 중국발 입국자 정보가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 보건소가 질병청으로부터 장기체류 외국인과 내국인 명단을 넘겨받아 PCR 검사를 안내하고 확진 여부를 통보해야 하는데 시스템 먹통으로 차질을 빚었다.

격리시설 부족도 거론된다. 공항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단기체류자는 방역당국이 마련한 임시 재택시설에서 7일간 격리된다. 기존 시설의 최대 수용인원은 100명이었으나 이날 160명으로 늘렸다. 방역당국은 인천과 서울, 경기 등에 예비시설을 추가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美 덮친 ‘신종 변이’ 국내 유입

미국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코로나19 XBB.1.5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도 이미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질병청에 따르면 XBB.1.5가 지난해 12월 8일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으며 지금까지 국내 6건, 해외 유입 7건 등 총 13건이 확인됐다.

XBB.1.5는 오미크론 최신 하위변이 중 하나로 면역 회피력이 높다. 컬럼비아대 연구에 따르면 XBB 하위변이는 코로나19 치료제인 이부실드뿐 아니라 개량백신에 대한 저항력까지 갖췄다. 미국 내 검출률은 지난해 11월 26일 1.3%에 그쳤으나 12월 31일 40.5%로 한 달 만에 우세종이 됐다. 국내에서도 신종 변이 확산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XBB.1.5 검출률이 아직은 미미하지만 머지않아 우세종이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김정은/이지현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