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운반체(벡터) 기반의 성인 B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를 승인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FDA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유니큐어가 개발한 헴제닉스(Hemgenix)를 성인 B형 혈우병 치료를 목적으로 판매허가했다. 유전자 치료제가 성인 B형 혈우병 치료제로 승인된 건 처음이다.

헴제닉스는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유니큐어가 개발해 지난해 5월 CSL베링에 기술이전을 했다. 유니큐어는 CSL베링에 헴제닉스의 세계 독점 권리를 넘겼다.

계약금으로 5억달러를 받았고, 추가로 제품 매출의 20% 한도 내에서 최대 15억달러의 상업화 기술료(마일스톤)를 수령할 수 있는 권리 등을 가지고 있다. 제품 생산은 유니큐어의 미국 매사추세츠주 렉싱턴 공장에서 한다.

FDA 측은 "헴제닉스는 혈우병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제공한다"며 "혈우병으로 인한 합병증에 대해 큰 부담을 안고 있는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치료법"이라고 했다.

B형 혈우병은 출혈을 멈추는 혈전 생성에 필요한 혈액응고인자의 부족으로 나타나는 유전 질환이다. 장기간 혹은 심한 출혈이 수반된다. 심한 경우는 명확한 원인 없이 출혈이 나타나기도 한다.

출혈이 지속되면 관절 근육 뇌 등의 내부 장기로 출혈이 생겨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전문 매체인 제네틱엔지니어링 앤드 바이오테크놀로지 뉴스(GEN)에 따르면 이 질환은 주로 남성에게 나타난다. 전체 혈우병 환자의 15%에게서 B형 혈우병이 나타난다. 인구 4만명 중 1명 꼴로 발생한다.

치료는 주로 결핍된 혈액응고인자나,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요소를 정맥주사로 주입하는 형태다. 예방 치료 방식이다. 이번에 FDA에서 승인받은 헴제닉스는 링거로 1회만 투여하는 유전자 치료제다.

혈액을 응고시키는 인자를 만드는 유전자와 이를 탑재한 바이러스 벡터로 이뤄져 있다. 이 유전자가 간에서 발현돼 혈액응고인자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유니큐어에 따르면 임상 결과 헴제닉스 투여 후 6개월에 39%, 24개월에 36.7%의 혈액응고인자 활성이 나타났다. 헴제닉스 치료를 받은 환자 54명 중 51명(94%)은 기존의 예방 치료를 중단했다.

헴제닉스의 1회 투약 비용은 350만달러(약 47억원)다. 지금까지 FDA가 승인한 유전자 치료제 가운데 가장 비싸다.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졸겐스마'가 약 28억원, 베타 지중해 빈혈 치료제 '진테글로'가 약 38억원, 희귀 뇌질환인 초기 활동성 대뇌 부신백질이영양증 치료제 '스카이소나'가 약 40억원이다.

유니큐어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뒀다. 1998년 설립된 유전자 치료제 개발 회사다.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고, 시가총액은 10억달러 수준이다. 현재 주가는 26.36달러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