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가 코로나19 백신을 근육 주사가 아닌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 형태로 개선하기 위한 첫 임상에 실패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11일(영국시간) 비강 스프레이 형태로 제형을 바꾼 ‘백스제브리아’의 임상 1상에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백스제브리아는 아스트라제네카의 기존 아데노바이러스 기반 코로나19 백신이다. 백스제브리아 근육주사는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유행 초기 도입돼 지난해 11월까지 접종됐다.

백스제브리아를 함께 개발한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에 따르면 비강 스프레이 형태 백스제브리아는 임상에 참여한 접종자에게서 기대했던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못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주요 침입 경로가 되는 비점막에서 충분한 면역반응을 확인하지 못했으며, 전신면역 반응 또한 기존 근육주사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연구진은 “백신을 한 번도 접종하지 않았던 임상 참여자 30명 및 2회 접종을 마친 12명을 대상으로도 아쉬운 결과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승인된 비강 스프레이 형태 코로나19 백신으론 인도 바라트 바이오텍과 중국 칸시노 바이오로직스의 제품이 있다. 각각 인도와 중국에서 승인됐다. 옥스퍼드대 수석연구원인 샌디 더글라스는 “복잡한 분무장치를 이용해 백신을 폐 깊숙이 전달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제안한 중국의 최근 데이터와 상당히 결과가 달랐다”고 말했다.

이어 “흡입용으로 특별히 설계된 새로운 제형의 백신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세계 각국에서 허가받은 백스제브리아를 접종 방식만 바꿔 비강 스프레이로 출시하려고 했던 아스트라제네카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