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국내 처방의약품 시장에서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해외에서 약을 도입하는 것 대신 국산 개량신약 개발에 집중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로수젯 대박 효과…한미약품, 처방 매출 4년째 1위
한미약품은 지난해 처방의약품 매출이 7420억원으로, 2018년 이후 4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고 9일 발표했다. 국내 제약사의 처방의약품 매출이 7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미약품의 처방의약품 시장 확대를 이끈 것은 고지혈증 치료용 복합신약 로수젯이다. 2020년 처방 매출 1049억원이었던 로수젯은 지난해 123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17.4% 성장한 것으로,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의약품 중 가장 큰 처방 매출 금액이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매출 100억원을 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도 2020년 13개에서 지난해 16개로 늘었다. 과민성방광 치료제 ‘미라벡’, 혈액순환개선제 ‘한미오메가’, 고중성지방혈증치료제 ‘페노시드’ 등이 새롭게 한미약품의 블록버스터 제품군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모두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약이다.

비아그라 등 발기부전 치료제의 특허가 만료된 뒤 비급여 의약품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발기부전치료제 팔팔은 442억원, 발기부전 및 전립선비대증치료제 구구는 194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이들 비급여 의약품을 포함하면 한미약품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은 18개로 늘어난다.

한미약품은 2000년 국내 첫 번째 개량신약인 고혈압치료제 ‘아모디핀’을 출시했다. 2009년엔 국내 제약사 처음으로 복합신약 ‘아모잘탄’을 선보였다. 이들은 한국 의약품 시장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용량 등을 바꾼 개량신약이지만 혁신 신약 개발의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들 의약품을 출시한 뒤 한미약품은 로수젯, 에소메졸, 한미탐스 등을 다양하게 출시하며 경쟁력을 다져왔다.

이런 성과를 토대로 국내 제약사 중 의약품 생산실적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2020년 1조118억원의 의약품 생산실적을 달성했다. 2018년 이후 3년 연속 국내 제약기업 중 1위다.

우종수 한미약품 대표는 “지난해 한미약품의 처방의약품 매출 중 93.5%가 자체 기술로 개발한 독자 제품”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