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발망의 실물 제품과 디지털을 결합해 고객에게 최상의 가치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NFT(대체불가능토큰)에 그 해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임스 선 민트 최고경영자(CEO)는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NFT NYC 2022’에서 “NFT는 발망의 지식재산권(IP)과 상징적 유산을 보호하는 최적의 도구”라며 이렇게 말했다.

민트는 NFT 제작·거래 플랫폼 업체로 최근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발망과의 협업으로 명성을 얻었다. 올해 초 민트가 발망, 마텔과 손을 잡고 만든 바비인형 NFT가 경매에 나와 주목받았다. 낙찰자들은 발망의 최신 컬렉션인 ‘뉴 프렌치 스타일’ 기반의 미니 드레스, 레이어링 슈트 등을 덤으로 받았다.

발망과 민트의 사례처럼 가상세계와 명품의 결합은 이제 패션 업계에 일상이 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디지털 세상에서 명품 NFT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동일한 디자인의 실물을 받아 보는 소비 패턴이 확산하고 있다.

발렌시아가는 게임 ‘포트나이트’와 함께 NFT를 만들었다. 게임 내 의류 아이템과 실제 옷 발매를 동시에 진행했다. 구찌는 지난달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에 구찌 상품을 파는 전용 매장을 공개했다.

명품업계가 NFT에 집중하는 이유는 NFT 소유자를 커뮤니티화하고 지속해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술적으로 위·변조를 막을 수 있어 ‘진품 증명서’ 역할이 가능하다. 루이비통 모기업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마스코트 ‘비비엔’의 모습이 담긴 NFT로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진품 증명 기능을 강화했다.

스포츠 의류 브랜드도 이 같은 효과를 노리고 있다. 화두는 가상세계와 현실의 연결이다. ‘스티브 제이&요니피’를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 키워낸 디자이너 스티브 제이(정혁서)·요니피(배승연) 부부는 NFT NYC 행사에서 ‘하이퍼 스포츠 클럽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들은 “디자인이란 것은 금방 철이 지나는데, NFT로 먼저 소유하게 되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3차원 운동화를 NFT로 제작해 올리고, 디지털 피팅을 거쳐 실물로 제작 의뢰도 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BCG 조사에 따르면 이미 NFT를 구매한 개인의 65%가 사치품보다 유망 NFT 선물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NFT 자체가 새로운 명품으로써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이시은/뉴욕=최다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