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 포스터
/사진=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 포스터
게임 업체 넥슨이 영화 '캡틴 아메리카'와 '어벤져스' 시리즈를 연출했던 조 루소, 앤서니 루소 감독 형제가 설립한 제작사 AGBO에 6000억 원을 투자한다.

AGBO는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을 통해 이와 같이 밝혔다. 넥슨은 4억 달러(4800억 원)을 투자해 AGBO 지분 38%를 확보하고, AGBO가 추가로 투자를 요청해올 경우 올해 상반기 중 1억 달러(1200억 원)어치 지분을 더 구매한다는 내용을 담은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넥슨은 AGBO 2대 주주가 됐고, 닉 반 다이크 넥슨 최고전략책임자(CSO)와 팀 코너스 넥슨 필름&텔레비전 수석 부사장이 이사회에 합류한다.

AGBO는 영화를 포함한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제작을 위해 설립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제작사다.

설립자인 루소 형제는 2014년 '캡틴 아메리카:윈터솔져'를 시작으로 2016년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 2018년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2019년 '어벤져스:엔드게임'까지 연출하며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인물. 또한 AGBO에는 각본가 크리스토퍼 마커스, 스테판 맥필리 등도 소속돼 있다.

AGBO는 현재 넷플릭스, NBC 유니버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디즈니+, 애플 TV+, A24, 로쿠(Roku) 등의 파트너와 함께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및 극장 배급을 위한 영화 텔레비전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영화 전문 매체 데드라인은 넥슨과 AGBO가 메타버스와 가상세계 사업을 염두에 두고 손을 잡았다고 분석했다.

루소 형제는 성명에서 "넥슨과의 파트너십은 프랜차이즈 영화 제작과 게임의 융합을 글로벌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중요한 단계"라며 "AGBO는 넥슨의 게임 타이틀을 활용해 영화나 TV 시리즈를 제작할 수 있고, 넥슨은 AGBO 작품을 기반으로 게임과 가상세계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는 "넥슨은 수십 년 동안 대형 IP를 개발하고 전 세계 시장에 서비스해 인기를 유지하는 독보적인 능력을 지녔다"며 "AGBO와 넥슨은 다양한 플랫폼과 시장을 아우르는 콘텐츠로 전 세계의 고객을 감동시킨다는 핵심 비전을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이크 부사장은 "넥슨은 가상세계에 기반한 게임 사업 기회에서 선두자리에 있다"며 "이번 투자는 넥슨과 AGBO 양사의 거대한 승리"라고 자평했다.

AGBO 투자를 통해 넥슨은 글로벌엔터테인먼트사로 발돋음했다는 평이다.
/사진=넥슨
/사진=넥슨
넥슨은 최근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해왔다. 지난해 7월 디즈니 출신인 다이크 CSO를 영입했다. 다이크 CSO는 디즈니에서 픽사와 마블, 루카스필름 인수를 이끈 인물로 평가 받는다. 이번 인수전도 다이크 CSO가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블리자드와 마블 스튜디오 최고 임원 출신 코너스 부사장도 여입했다. 코너스 부사장은 마블이 디즈니 소속이 된 후 각종 IP 거래를 총괄했다.

국내에서는 와이엔컬처앤스페이스(YNC&S)에 150억 원을 투자한다고 전했다. YNC&S는 2020년 YG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가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을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영상 스튜디오 구축을 위해 만든 합작사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