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6만4000L에 이르는 세계 최대 공장 시설을 풀가동할 예정이다. 고부가가치 바이오의약품을 만들어달라는 주문이 끊이지 않아서다.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비즈니스 미팅이 어려워졌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로슈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로 보내는 ‘러브콜’은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직후 업계 최초로 도입한 ‘언택트(비대면)’ 수주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유행 초기인 지난해 초 2만8022㎡ 규모의 인천 송도 공장 전체를 온라인으로 둘러볼 수 있는 가상현실(VR)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외국 고객사의 국내 방문이 어려워질 것에 대비해 온라인 견학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체 중 전면적인 언택트 견학 시스템을 구축한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빠른 대응은 창사 후 최대 규모인 4400억원의 코로나19 치료제 생산 계약을 따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코로나19 위기에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신뢰를 고객사들과 쌓은 게 한몫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한발 더 나아가 30여 개 카메라로 공장 내부를 실시간으로 보면서 실무자와 회의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회사 관계자는 “공장을 직접 방문해 얼굴을 맞대고 회의하는 것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회사 모든 회의실엔 화상 회의 시스템을 갖췄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와 같은 사고 및 재해 발생으로 업무가 중단되더라도 단시간 내에 정상화할 수 있다는 국제 인증도 받았다. 2018년 영국계 글로벌 인증기관인 로이드인증원으로부터 ‘사업 연속성 경영시스템(위기관리 및 대응시스템)’ 국제표준 인증을 받았다. 사전 준비한 시스템이 코로나19로 인한 실제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수주량이 충분한 만큼 3~4분기에도 1~3공장을 풀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