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4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전 세계 매출 1위 헬스케어 회사, 존슨앤드존슨(J&J). 현재 의료용 로봇 부문으로도 사업을 확장 중이다.

존슨앤드존슨은 설립 초기 의료용 붕대, 거즈에서 시작해 진통제 타이레놀과 항알레르기제 지르텍, 반창고 밴드에이드, 콘택트렌즈 아큐브 등 다양한 블록버스터 제품을 내놓은 세계 1위 제약회사다.

사업 부문은 의약품과 의료기기, 소비자 건강 부문으로 나뉜다. 지난해 매출액 825억 달러(약 90조8000억 원) 중 부문별 매출 비중은 의약품 55.2%, 의료기기 27.8%, 소비자 건강 17.0% 순이다. 존슨앤드존슨은 미국 기업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유일하게 최고 신용등급인 AAA 등급을 보유한 기업이다.

존슨앤드존슨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223억 달러(24조5000억 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9% 늘었다. 코로나19 대유행 영향에서 벗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의약품과 의료기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6%, 10.9% 늘었다. 두 부문은 코로나19 백신 공급으로 병의원 영업과 내원 환자 회복에 따라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소비자 건강 부문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감기, 독감 등의 환절기 질환 발병률이 하락함에 따라 일반의약품(OTC) 매출이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백신에 달린 운명
존슨앤드존슨은 1961년 얀센을 인수해 의약품 사업 부문을 강화했다. 면역질환, 항암제, 감염질환, 신경질환 등 다방면에서 신약들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면역질환과 항암제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건선, 크론병, 류머티즘 관절염, 궤양성 대장염 등의 적응증이 있는 레미케이드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레미케이드는 셀트리온의 램시마 등 바이오시밀러들이 출시되면서 매출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한 전략은 제품의 다양화다. 스텔라라(건선 치료제)와 트렘피어(판상형 건선 치료제) 등을 후속 출시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다.

[해외 바이오 기업] 의료용 로봇·코로나 백신으로 영역 확장 중인 존슨앤드존슨
항암제 분야에서도 의약품 복제약이 골칫거리다. 자이티가(전립선암)와 벨케이드(다발성 골수종) 등이 대표적으로 고전하고 있는 제품이다. 이 부문은 제형의 다양화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경구용 혈액암 치료제 임브루비카, 경구용 전립선암 치료제 얼리다 등이 매출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은 이 회사의 성장성을 높일 수 있는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얀센은 세 번째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을 승인받았다. 이 백신은 바이러스 벡터 백신으로 1회만 접종하면 된다. 미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4만4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을 진행했다. 미국에서는 72%, 남아공에서는 64%의 예방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증 코로나19에 대한 예방효과는 미국에서 86%, 남아공에서 82%를 기록했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인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과 비교하면 부작용이 적다는 분석이 출시 초기 나왔다. 냉동이 아닌 영상 2~8℃의 냉장 보관도 가능해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 인기가 많을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백신을 접종한 사람에게서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이 발생, 일시적으로 사용이 중단되는 위기를 맞았다. 현재는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이 매우 드물게 유발될 수 있다는 경고문이 제품 정보에 추가되는 조건으로 백신 사용이 재개된 상황이다.

문제는 혈전 증상의 원인이 규명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최근 독일의 한 연구소는 혈전 원인이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 조각을 실은 전달체인 아데노바이러스가 세포질이 아닌 세포핵까지 침투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라고 분석했다.

스파이크 단백질의 일부가 떨어져 나와 세포핵에 결합하지 못한 채 체내에서 떠다니며 변이를 일으켜 혈전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가설일 뿐 명확한 인과관계를 증명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 연구진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수정해 혈전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직 혈전증으로 이어지는 인과관계를 명확히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험 데이터를 통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신성장 동력은 의료기기
존슨앤드존슨의 의료기기사업 부문은 크게 수술용 의료기기와 정형외과용 의료기기, 안과용 의료기기, 중재술 솔루션 부문으로 구분된다. 특히 인공관절과 척추용 임플란트 등을 생산하는 드퓨 신테스, 수술 및 상처 봉합도구를 생산하는 에티콘, 가슴보형물을 생산하는 멘토, 부정맥 진단 및 치료 솔루션을 제공하는 바이오센스 웹스터, 중재적 뇌혈관 질환 치료 솔루션을 제공하는 세레노부스, 안과 수술 제품, 콘택트렌즈 등을 생산하는 존슨앤드존슨 비전 등 각 분야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지닌 자회사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전 세계적으로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의료용 로봇 부문으로도 사업을 확장 중이다. 현재 전 세계 수술용 로봇 시장 선두업체는 다빈치 수술로봇으로 유명한 인튜이티브서지컬이다. 인튜이티브서지컬에 이어서 메드트로닉, 에이센서스 서지컬, 버추얼 인시전 등의 업체도 수술용 로봇 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존슨앤드존슨은 전 세계 수술용 로봇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인튜이티브 서지컬에 맞서기 위해 2015년 알파벳의 생명과학 부문 자회사인 베릴리와 함께 버브서지컬을 설립, 본격적으로 수술용 로봇과 디지털 수술 플랫폼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개시했다.

또 2018년에는 프랑스 자회사 앱시스를 통해 무릎관절치환술 로봇 개발 업체인 오소택시를 인수했다. 2019년 2월에는 자회사 에티콘을 통해 수술용 로봇 플랫폼 모나크를 개발한 오리스 헬스를 34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인수합병(M&A)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6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