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섭 기자의 바이오 탐구영역] 아이진(2) "면역증강제로 차별화 .. 대상포진 백신 올해 기술이전 추진"
≫아이진 1편에서 계속

아이진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유명세를 탔지만 이전부터 대상포진 백신을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호주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상포진은 일종의 성인 수두입니다.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에게 나타는 질병으로 매년 전 세계 1000만명이 걸립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는 1000명당 1.5~3.0명 정도 발병됩니다.
[김우섭 기자의 바이오 탐구영역] 아이진(2) "면역증강제로 차별화 .. 대상포진 백신 올해 기술이전 추진"
이 바이러스는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몸 안에 잠복해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면 재활성화합니다. 다만 예방 백신이 나와있습니다. 가격이 비싼 프리미엄 백신인데요. 한국에서도 접종에 20만~3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듭니다.

시장 가치도 큰 편입니다. GSK는 단백질 재조합 방식의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를 2017년 하반기 승인받았습니다. 이듬해 곧바로 매출 1조163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한국에선 아직 출시가 안됐습니다. 생산 물량이 부족해 미국, 유럽 등에서만 팔렸죠. 최근 GSK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싱그릭스의 허가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올해 안에 허가 후 시장 진입이 목표입니다.

이 제품은 50~69세 예방률이 97%에 달합니다. 대상포진에 걸린 뒤 신경통을 예방하는 비율도 91%에 달했습니다.

싱그릭스 이전엔 MSD ‘조스타박스’가 시장을 지배했었습니다. 2017년 매출은 7525억원 수준입니다. 다만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투입하는 생백신이다보니 면역력이 떨어져 대상포진이 발생한 성인에게는 투여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죠. 대상포진 예방률도 51%로 높지 않은 편입니다.

싱그릭스의 가격은 2회 접종에 약 300~400달러입니다. 조스타박스는 200~220달러입니다.

아이진은 이들 회사에 이은 후발 주자입니다. 다만 경쟁력은 충분히 있습니다. 유 대표는 “백신은 환자 수가 아니라 인구 수가 중요하다며 “동남아시아나 중남미, 중국 등을 타깃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싱그릭스가 미국, 유럽에서 물량 부족에 시달리기 때문에 이들 외 다른 시장 공략에 나서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입니다. 해외 기업 한 곳이 임상 1상 결과를 토대로 기술이전에 관심이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백신의 경우 기술이전 가격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기대해 볼만하다고 합니다.

아이진이 개발하고 있는 대상포진 백신은 상반기에 우선 임상 1상에 대한 임상시험결과 보고서가 나올 것이라고 합니다. 임상 2상은 하반기에 들어갑니다. 임상 1상은 호주에서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작년 여름에 최종 투약을 끝냈고, 이후 6개월을 더 지켜본 뒤 혈액을 분석했다고 합니다. 싱그릭스와 여러 지표가 비슷하게 나왔다고 합니다.

이 회사의 mRNA 코로나19 백신과 대상포진 백신은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두 후보물질은 모두 면역증강제인 CIA05와 약물 전달체인 양이온성 리포좀이 쓰입니다. 항원에 해당하는 물질만 차이를 보입니다. 코로나19 백신은 mRNA, 대상포진 백신은 단백질 재조합 방식입니다.

단백질 재조합 백신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면역증강제입니다. 면역증강제는 단백질 재조합 방식의 백신에 보통 쓰입니다. 단백질 재조합 백신은 바이러스의 조각을 몸 속에 넣어 면역 반응을 만들어내는 방식입니다. 이 과정에서 대개 T세포 반응이 매우 약하게 일어납니다. 여러 번 예방 접종을 해야할 수도 있죠. 단백질 재조합 백신의 단점입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면역증강제가 사용됩니다. 필요한 항원의 양을 줄여주는 역할도 합니다.

면역증강제는 크게 두가지로 나뉘어 집니다. 우선 항원 전달체의 역할을 하는 면역증강제가 있습니다. 이들은 항원이 머무는 일종의 창고 역할을 합니다. 다만 최근 연구에선 이들이 내재 면역을 유도할 수도 있다는 연구가 나옵니다. 두 번째는 몸 안의 면역 반응을 활성화하는 면역 증강제가 있습니다.

현재까지 개발된 면역증강제는 모두 다섯 종류가 있습니다. 사람 백신에 사용된 첫 번째 면역증강제는 알룸(alum)으로 1920년 개발된 후 지금까지 광범위한 백신 종류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밖에 △오일인에멀전(oil in emulsion) △톨유사수용체(TLR) 작용제
△사포닌 △리포좀 등이 있습니다.

아이진은 이 중 톨유사수용체 작용제와 리포좀 형태의 면역증강제를 갖고 있습니다. 하나도 보유하기 힘든 면역증강제 기술을 작은 바이오벤처가 두 개나 보유하고 있는 겁니다. 단백질 재조합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면역증강제 기술은 없습니다.

이중막 구조의 리포좀은 전달체로 약물을 몸속에 안전하게 배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아이진은 100명 이상의 임상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곧바로 기술수출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혈관 관련 치료제는 아이진 3편에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