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압력이 있다"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이 미국 금융 시장은 물론 대표적인 암호화폐(가상화폐)인 비트코인도 급락했다.

5일 오전 7시30분 현재(한국시간 기준) 비트코인은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앱에서 24시간 전부터 5.30% 급락한 4만807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오전 5시께 비트코인은 4만7000달러때까지 밀리기도 했다.

전날 비트코인은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5만달러 선을 돌파하며 2주만에 5만2000달러대까지 올랐으나 하루 만에 다시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전날까지만 해도 비트코인이 5만달러를 돌파하며 추가 랠리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지난달 22일 5만8000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이달 1일 4만3000달대까지 내려갔다. 이후 비트코인은 5만 달러선을 두고 매수세와 매도세가 서로 공방을 벌였다.

5만달러를 회복했음에도 다시 급락한 건 파월 연준 의장이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우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있지만 일시적이다. 우리는 인내할 것"이라고 했지만, 시장 불안을 떨쳐네는 데 실패했다.

파월 의장은 또한 미국인들이 직장에 복귀할 때까지 연준은 통화 확대와 저금리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도 했다. 다만 그는 오르는 시장금리에 대응하기 위해 연준이 채권매입 규모를 늘리거나 매입자산 종류에 변화를 주는 등 채권시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뿐만 아니라 미국 뉴욕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4일(현지시간) 다우 지수는 전장 대비 346.54포인트(1.11%) 내린 3만923.55로 마감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51.15포인트(1.34%) 하락한 3758.63을, 나스닥 지수는 274.28포인트(2.11%) 밀린 1만2723.47을 각각 나타냈다. 특히 나스닥은 2% 이상 급락했다.

아서 호건 내셔널 증권 시장전략가는 “시장이 위험 신호를 보이면 투자자들은 자산을 팔아치운다"며 "그것이 비트코인이든 주식이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