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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AI가 발명하면…특허는 누구 것?

인공지능(AI)이 특허를 만들어낸다면, 그 권리는 누구에게 있을까. 최근 고도로 진화한 AI가 발명과 창작물의 주체로 떠오르면서 해외 업계를 중심으로 관련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에서 ‘AI 발명가’ 논쟁은 이미 뜨거운 감자로 통한다. 2019년 시작된 ‘특허 거절 사건’이 대표적이다. 고도화된 AI가 두 건의 ‘발명품’을 내놨는데, 이 발명의 권리를 AI에게 줄 것인지를 두고 사상 첫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최초의 AI 발명가는 ‘다부스(DABUS)’란 이름의 프로그램이다. 영국 서리대의 라이언 애벗 교수팀은 다부스를 이용해 프랙털(fractal) 구조 기반의 음식 용기, 램프 등 두 건을 발명했다. 당시 교수팀은 “AI를 발명자로, 연구자들을 특허권자로 해 달라”고 신청서를 냈다. 하지만 유럽특허청(EPO)은 “AI가 발명자 권한이 없어 특허는 무효”라는 결론을 내렸다. 발명은 존재했지만, 사람도 기계도 권리를 가져갈 수 없는 이상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미국 특허상표청(USPTO)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회계프로그램 특허권자 프리(Freee)사는 2017년 한 회계프로그램 개발업체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냈다. 그 업체의 AI가 자사 것과 똑같은 결과물을 내는 프로그램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당시 법원은 청구를 기각하며 “AI가 스스로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이라 기존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문제는 AI가 만든 결과물이 새로운 특허가 될 수 있는지는 판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AI가 창조한 발명품이 실존하면서도 그 권리가 AI의 것도, 침해를 주장하는 원고의 것도, 그렇다고 AI를 만든 피고의 것도 아닌 모호한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최근 일본이 특허권 대상 확대를 검토하게 된 계기다.

국내에서도 이런 논의가 불거질 조짐이다. 최근 TV 등에서 ‘AI 김광석’ 등 AI의 창작물이 반복적으로 노출되며 관심이 커졌다. 실제 국가지식재산위원회가 특허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유관기관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상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는 “국내에도 AI가 발명 유사 행위를 했을 때 참고할 만한 내용이 전무해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며 “사람과 기업의 권리를 모두 감안한 적절한 가치평가 방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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