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SD바이오센서가 올해 매출이 1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진단키트 업계 1위로 알려진 씨젠의 올해 매출 전망치보다 60% 정도 더 많은 것이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D바이오센서는 내부적으로2020년 예상 매출이 1조6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50~55% 수준으로 올해 8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4분기 수주와 매출이 급격히 늘어 이 같은 호실적을 낼 것이라는 게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예측이다. 4분기 매출 전망치는 약 8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SD바이오센서 측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달 말까지의 누적 매출액은 1조1000억원 수준이고 영업이익률은 53~55%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736억원, 영업이익은 8억9000만원 수준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실적이 급성장했다.

현재 진단키트 업계 1위로 알려진 기업은 씨젠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씨젠의 올해 매출 전망치는 1조85억원이다. 영업이익은 6239억원으로 추정된다. 씨젠의 시가총액은 이날 4조8000억원을 오간다. SD바이오센서도 비슷한 기업가치를 받으면 시가총액은 6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씨젠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 안팎이다.

SD바이오센서는 2010년 설립됐다. 사람의 가래 등을 채취한 뒤 시약을 섞어 검사하는 유전자 증폭(RT-PCR) 방식의 진단키트뿐 아니라 혈액 타액 등으로 현장에서 곧바로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는 항체·항원 면역진단키트도 만들고 있다.

씨젠은 분자진단인 RT-PCR 중심이다. PCR 방식은 검사 정확도가 높고 감염 직후 진단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SD바이오센서는 항원·항체 진단키트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이 회사는 지난 9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코로나19 확진여부를 진단하는 신속 항원 진단키트에 대해 세계 최초로 긴급사용승인 허가를 받았다. WHO로부터 PCR 방식의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허가를 받은 업체는 다수 있지만 신속 항원 진단키트로 허가를 받은 업체는 SD바이오센서가 처음이었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PCR 방식의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SD바이오센서는 월 6000만개인 진단키트 생산능력을 연말까지 1억개 수준으로 늘리고 있다. SD바이오센서는 세계 최초로 사스, 말라리아, 댕기 듀오, 신종플루 진단시약 등을 개발한 회사다. 2016년부터 형광 면역분석기, 잠복 결핵 진단시약, 분자진단시약 등 체외진단기기를 개발했다.

SD바이오센서는 또 혈당측정기, 당화혈색소분석기, 콜레스테롤 분석기 등 체외진단기기를 세계 103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