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소형 제약사 지엘라파의 자회사 한국코러스가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수탁생산(CMO)하기로 했다. 지엘라파는 러시아 국부펀드(RDIF)와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 V’를 한국에서 연간 1억5000만 도스(병) 이상 생산하는 데 합의했다고 15일 밝혔다. 다음달부터 백신 생산을 시작해 내년 1월께 상업용 제품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지엘라파는 신약 개발과 의약품 유통 등을 하는 중소 제약사로 한국코러스 지분 33.06%를 보유한 대주주다. 한국코러스는 충북 제천과 음성에 알약 캡슐 생산공장과 페니실린계 항생 물질인 ‘세팔로스포린’ 생산공장 등을 보유하고 있다. 백신 생산은 강원 춘천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러시아 백신이 한국 등 세계 시장에서 판매될지는 미지수다. 스푸트니크 V는 통상적인 백신 개발 절차와 달리 임상 3상을 건너뛰고 1, 2상 뒤 곧바로 국가 승인을 받았다. 이 백신은 러시아 보건부 산하 국립 전염병·미생물학센터가 개발한 백신이다.

한국은 해외 코로나19 백신 개발업체 측과 수탁생산 계약을 체결할 때 국내 공급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국내 보건당국이 함께 계약에 참여해왔다. 하지만 러시아 백신은 러시아와 지엘라파가 직접 계약한 데다 한국 정부의 사용 승인 여부 역시 불확실하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