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없어도 할부 결제되는 '소비의 미학'
고가의 정보기술(IT) 기기, 전자제품을 살 때 흔히 할부 구매를 많이 이용한다. 구매대금을 나눠 내는 방식으로 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다. 하지만 신용카드가 없는 대학생, 사회초년생, 무직자들은 이마저도 쉽지 않다. 스타트업 오프널은 이런 이들의 소비를 돕기 위해 ‘소비의 미학’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비의 미학은 할부 서비스 전자상거래(e커머스) 플랫폼이다. 지난해 10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비의 미학을 통해서라면 신용카드가 없어도 할부로 물품을 살 수 있다. 오프널이 해당 상품을 대신 구입하고 가격을 수개월로 쪼개 이용자에게 받는다. 기존 금융기업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의 신용을 평가해 할부 구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신용카드 이용에 제한을 받았던 이들이 주요 고객층이다. 박성훈 오프널 대표(사진)는 “소득, 자산, 고용 안정성 등 전통적인 신용평가 잣대로 제대로 평가가 안되는 사람이 많다”며 “그런 사람들을 제대로 선별해 신용을 창출한다면 우리도 큰 이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프널은 이들의 신용을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나이, 학교, SNS, 소비의 미학 서비스 사용 이력 등을 주요 잣대로 삼는다. 가입 절차에서 정보를 입력할 때 오류를 내는지, 설문조사에 어떤 태도로 임하는지 등의 사소한 행동 패턴까지 분석한다.

현재는 더 많은 신용평가 방식을 개발 중이다. 이용자의 스마트폰에 생산성 향상 앱이 얼마나 깔려 있는지, 기상 시간은 언제인지 등 다양한 내용을 신용평가 기준에 적용할 계획이다.

소비의 미학을 지금까지 사용한 사람은 1000명 안팎이다. 사용자를 확대해야 하는 게 과제다. 하지만 해외에선 오프널과 같이 대안신용평가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클라나, 어펌 등은 이 같은 사업모델로 유럽과 북미에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