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 美 2상 임상 기대에 엔지켐 상한가 [한경 팩트체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EC-18’의 미국 임상 2상 계획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엔지켐생명과학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치료제 중 가장 높은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증권가 분석이 영향을 미쳤다.

엔지켐생명과학 주가는 27일 오후 2시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29.99%오른 12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회사 가운데 가장 저평가돼 있고, 치료제 개발에 성공 할 확률이 높다는 증권가 분석이 영향을 미쳤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보다 환자수가 월등히 많은 미국에서 임상이 진행돼 환자 모집이 수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병용투여 임상으로 단독 투여보다 효능이 뛰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엔지켐생명과학은 국내 바이오 기업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계획서를 승인받은 유일한 기업이다. 임상 계획이 승인되면 치료제로선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 임상 2상을 진행하는 신약 후보 물질이 된다.

손기영 엔지켐생명과학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달 안엔 IND 정식 승인까지 한 달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긴급성을 감안해 행정 절차를 FDA가 앞당겨하기 때문이다.

EC-18의 임상 2상은 내년 상반기에 끝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측은 2상 임상 진행과 함께 긴급사용승인(EUA)도 추진한다.

EC-18은 코로나19의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인 사이토카인 폭풍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인체 면역체계가 지나치게 활성화해 전신에 염증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진 연구원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을 이끌 책임자가 카메론 로버트 울프 미국 듀크대 의대 교수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울프 교수는 감염병 분야의 권위자로 렘데시비르 임상 3상도 주도한 바 있다.

IND 승인이 떨어지면 미국 정부로 부터 4000만달러 규모의 임상 비용도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미국 보건부 산하의 생의학연구개발청(BARDA)이 주관하는 코로나19 의료대응조치(MCM) 프로그램에 참가 신청을 냈다. MCM은 감염병 확산, 자연재해 등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정부가 긴급히 공급하는 의약품을 가리킨다. 여기에 선정되면 BARDA의 지원 아래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