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존이 미국에서 진행 중이던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의 임상 3상을 중단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임상시험에 참여할 환자를 모집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비보존은 지난해에도 임상 환자 수 부족으로 유의미한 임상 결과를 얻지 못했다.

비보존은 “미국에서 수행 중인 오피란제린의 임상 3b상을 잠시 멈추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비보존은 지난 6월 26일 첫 환자 등록을 시작해 이날까지 42명의 환자를 모집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환자를 추가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530만여 명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누적 확진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임상 속도가 느려지면 유의미한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렵고 비용 부담도 커지게 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비보존은 지난해 11월 발표했던 임상 2b상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회사 측은 당시 임상에 참여한 환자 수가 60명에 불과해 12시간 통증면적합 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했다. 통증면적합 지표는 시간대별 환자가 느끼는 통증 강도를 측정하는 데 쓰이는 지표다.

비보존은 임상시험이 중단됐지만 오피란제린의 기술이전은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임상 결과가 나오는 시기에 맞춰 기술이전을 추진하려 했으나 임상 지연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비보존은 국내에서 오피란제린 주사제의 임상 3상에 나설 예정이다. 다른 국가들에 비해 비교적 코로나19 유행이 심각하지 않고 임상시험 관리 수준이 높은 국내에서 임상을 추진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이두현 비보존 대표는 “코로나19 유행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 임상시험을 재개하겠다”고 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