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영업손실을 냈던 직전 분기 부진을 딛고 일어섰다. 코로나19 여파로 D램 모바일 고객 수요는 줄었으나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등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늘어나며 수익을 이끌었다. 우호적 환율 환경도 한 몫 했다.

SK하이닉스는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 8003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 239.1% 증가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지난해 1분기 이후 최대 실적으로 증권업계 컨센서스(평균전망치)인 5091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매출은 7조1989억원으로 집계돼 전 분기 대비 4% 성장했다. 당기순이익은 6490억원으로 전 분기(-1182억원)보다 크게 올라 흑자전환했다. 순이익률은 9%, 영업이익률은 11%다.

올해 1분기 코로나19으로 불확실한 대외환경 속에서도 이같은 호실적을 올린 배경으로 SK하이닉스는 서버용 제품 판매 증가와 수율 향상, 원가 절감을 꼽았다.

D램은 계절적 비수기인 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모바일 고객 수요가 줄었지만 서버향 수요 강세가 이를 상쇄하며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4% 감소에 그쳤다. 낸드플래시는 서버용 SSD 수요가 늘면서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12% 늘었고 평균판매가격(ASP)도 7% 올랐다.

2분기부터는 북미·유럽의 유통채널 영업중단과 공장 가동중단, 소비심리 위축 등에 따라 SK하이닉스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SK하이닉스는 비대면 정보통신(IT) 수요가 늘면서 중장기적으로 서버용 메모리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 수요 변동성이 높아지고, 생산활동도 원활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불확실한 대외환경에 대응해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함께 수요 변동에 대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설 투자의 경우 지난해보다는 규모를 줄이지만, 공정 미세화와 연말 계획된 이천 M16 공장 클린룸 준비에는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하반기 완공 예정인 이 공장에는 극자외선(EUV) 라인을 구축해 D램 공정에 적용할 예정이다. D램 일부 캐파(생산능력)의 CIS 전환과 낸드플래시 3D 전환도 예정대로 진행한다.

D램은 64GB(기가바이트) 이상 고용량 서버 모듈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10나노급 2세대(1Y) 모바일 D램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복안. 10나노급 3세대(1Z) 제품도 하반기 양산에 돌입하는 한편 본격 성장이 예견되는 D램 GDDR6과 고대역폭메모리인 HBM2E 시장에도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낸드플래시는 96단 제품 비중 확대와 함께 2분기 중에 128단 제품 양산에 나선다. 1분기 40%에 도달한 SSD 판매 비중도 늘린다. 데이터센터향 PCIe SSD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차진석 담당(최고재무책임자)은 "코로나19로 인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향후 5G와 서버 중심의 성장 모멘텀이 왔을 때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술 혁신과 인프라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