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에 일부 계열사 보고를 누락해 검찰에 고발당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사진)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김민형 부장검사)는 기업집단 관련 자료를 허위로 제출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를 받은 이 GIO를 혐의 없음으로 처분했다고 23일 발표했다. 검찰은 “지정자료(대기업집단 지정과 관련한 자료) 허위 제출에 대한 이 GIO와 실무 담당자들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2015년 네이버가 제출한 지정자료에서 20개 계열사를 빠뜨렸다며 지난달 이 GIO를 검찰에 고발했다. 지정자료는 매년 공정위가 외부 공시 대상 기업집단 지정을 위해 각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한 기업집단의 실질적 지배자)으로부터 받는 계열회사, 친족, 임원, 주주 현황 자료를 뜻한다.

이 GIO는 2015년 대기업집단 지정과 관련한 자료 제출 당시 이 GIO가 지분 100%를 보유한 지음과 이 GIO의 혈족 4촌이 50% 지분을 보유한 화음을 비롯해 네이버가 직접 출자한 와이티엔플러스, 라인프렌즈 등을 누락했다. 또 네이버가 100% 출자해 설립한 비영리법인의 임원이 보유한 16개 회사 등 총 20개 회사를 신고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이 GIO가 지분 100%를 보유한 지음과 혈족 4촌이 50% 지분을 보유한 화음을 누락한 것은 중대한 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지정자료 확인서 등에 개인 인감을 날인한 만큼 고의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네이버는 실무상 착오로 고의성은 없었다고 반박해왔다. 네이버 관계자는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작았던 2015년 예비 조사단계 때 제출한 자료 등이 문제가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대기업집단 지정에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로 자산 규모가 작은 신고 누락 건에 대해 고발 조치가 이뤄진 전례가 없다”고 강조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이번 결정은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지난달 무죄가 확정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사례도 참고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의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안대규/김주완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