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이 지난 4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갤럭시A' 시리즈 언팩 행사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이 지난 4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갤럭시A' 시리즈 언팩 행사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오는 12일 베트남에서 내년 중저가 라인업 대표 주자인 '갤럭시A' 시리즈를 처음 공개하는 행사를 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스마트폰 출하량이 3억대 밑으로 떨어졌다. 그 사이 화웨이(2억580만대)가 턱 밑까지 쫓아왔다. 삼성전자로선 고사양 중저가 제품의 핵심 모델인 갤럭시A 시리즈를 앞세워 글로벌 1위를 수성한다는 복안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이번에 공개하는 모델은 '갤럭시A51'로 명명됐다. 갤럭시A 시리즈의 주 타깃인 젊은 세대를 겨냥해 프리미엄 모델 못지 않은 고성능 카메라를 탑재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앞면엔 3200만 화소 카메라, 뒷면엔 4800만 화소의 메인카메라와 함께 4개 카메라가 L자 형태로 배치된다. '인덕션'으로 불리는 애플 아이폰11시리즈의 카메라 디자인과 비슷한 형태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모델에선 삼성 스마트폰 최초로 매크로 렌즈가 채택된다. 매크로 렌즈는 초점 거리를 짧게 해 피사체에 가까이 다가가서 촬영을 할 수 있는 접사 렌즈의 일종.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활동이 많은 소비자들이 특히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기준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 40%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이 베트남에 있기도 해 현지 소비자들의 브랜드 선호도가 높다. 중저가 라인업을 앞세워 3억대 출하량 회복에 시동을 거는 삼성전자로선 베트남만큼 신제품 공개에 최적인 곳이 없다.
갤럭시A51로 추정되는 사진. 샘모바일.
갤럭시A51로 추정되는 사진. 샘모바일.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지난 8월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노트10 언팩 행사 이후 "3억대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규모와 자체 생산시설을 고려했을 때 상당히 의미 있는 숫자다. 지켜내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의 스마트폰 판매 전략에서 수익성 못지않게 점유율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중저가 라인업에서 가격은 낮추고 사양을 높이는 전략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연초에는 중저가폰 시리즈 갤럭시J와 갤럭시A를 '갤럭시A'로 통합해 효율화하고 브랜드를 재정립했다.

특히 갤럭시A 시리즈는 50만~90만원대의 가격을 책정한 뒤 프리미엄 폰보다 신기술을 먼저 채택하는 과감한 시도로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고 있다. 일례로 올해 4월 출시된 '갤럭시A80'에 로테이팅(회전) 카메라, 화면 내장형 지문인식, 인피니티 홀 디스플레이 등을 탑재한 바 있다.

갤럭시A 시리즈 판매 호조로 삼성전자의 3분기 스마트폰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9조2500억원과 2조920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특히 영업익은 직전 분기보다 2배 증가했다.

중저가 라인업 강화로 '삼성 타도'를 외치고 있는 화웨이를 따돌리는 게 핵심이다. 화웨이는 내년 스마트폰 3억대 출하를 목표로 잡았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부터 ODM(제조자개발생산) 물량을 대폭 늘려 생산비용을 효율화하고 점유율을 늘리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또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 스마트폰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